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대니 트레조 4

마셰티 (블루레이)

로버트 로드리게즈 감독의 '마셰티'(Machete, 2010년)는 B급 영화의 진수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로드리게즈 감독 특유의 광폭한 액션과 과장된 특수효과가 폭발하듯 터져 나온다. 그만큼 '데스페라도' '황혼에서 새벽까지' '플래닛 테러' '씬 시티' 등 로드리게즈 감독의 과격한 영화들을 좋아한다면 아주 즐겁게 볼 만한 작품이다. 반면 그의 작품을 본 적이 없거나 B급 영화가 정서에 맞지 않는다면 더없이 불편할 수 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이 영화는 신체 절단이 예사롭지 않게 나온다. 우리의 주인공 대니 트레조가 마체테라고 부르는 정글도를 애용하는 탓에 악당들의 팔다리는 물론이고 머리를 무 자르듯 잘라 버린다. 여기에 총격전이 난무하고 생전 누드를 보여준 적 없는 제시카 알바와 린제이 로한이 ..

히트 (블루레이)

마이클 만 감독은 남자들의 의리와 사랑을 웅장한 액션과 함께 펼쳐 놓는데 일가견이 있다. 특히 '라스트 모히칸' '콜래트럴' '퍼블릭 에너미' 등을 보면 마치 홍콩 느와르의 미국판을 보는 것처럼 비장미 넘치는 주인공들을 통해 이야기를 끌어간다. 이 같은 감독의 연출 스타일을 대표하는 작품이 바로 '히트'(Heat, 1995년)다. 영화는 은행강도와 이들을 뒤쫓는 형사간에 싹트는 애증을 다뤘다. 오랜 기간 쫓고 쫓기며 앙숙이 된 이들은 옆에 있는 여인보다 서로를 더 잘 이해하게 된다. 하지만 피할 수 없는 최후의 한 판 승부 앞에서는 결코 양보를 하지 않는 이들의 모습을 통해 마이클 만 감독은 과거 서부극의 카우보이들 같은 현대판 도시의 마초들을 그렸다. 여기에 흠뻑 빠져들 수 있는 것은 로버트 드니로와 ..

툼스톤 2 (블루레이)

로엘 르네 감독의 '툼스톤 2'(Dead in Tombstone , 2013년)는 제목 때문에 혼란스러울 수 있지만 OK 목장의 결투와 전혀 상관없는 영화다. 금광이 발견된 마을을 습격한 강도들과 이들을 해치우는 주인공의 대결을 다룬 서부극이다. 하지만 서부극만으로 단정짓기 애매한 부분은 판타지 요소가 결합됐기 때문. 지옥의 귀신이 더 많은 영혼을 잡아들이기 위해 주인공을 부활시켜 복수를 하게 만드는 설정이다. 황당한 스토리 만큼 내용이나 액션도 실망스럽다. 단선적인 복수극 위에 주인공의 요란한 총질을 슬로 모션 등을 섞어 잔뜩 멋부렸지만 인상적이지 못하다. 이야기 속에서 액션이 조화를 이뤄야 하는데, 지나치게 액션 장면의 묘사에만 치중했기 때문. 그렇다고 액션 장면이 눈길을 끌만큼 영상이 뛰어나면 모르..

황혼에서 새벽까지 (블루레이)

로버트 로드리게즈 감독의 '황혼에서 새벽까지'(From Dusk Till Dawn, 1996년)는 B급 정서의 영화란 어떤 것인지를 확실하게 보여주는 작품이다. 도망중인 은행강도에서 시작한 영화는 느닷없이 흡혈귀 이야기로 발전해 한바탕 피칠갑으로 끝난다. 할리우드의 악동 쿠엔틴 타란티노가 각본을 쓰고 주연까지 했으며, B급 홍콩영화를 보며 감독의 꿈을 키운 로드리게즈가 만났으니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다. 그만큼 영화는 황당하고 요란하며, 잔인하다. 일단 내용이 우악스럽다. 흡혈귀들과의 싸움이다보니 주인공 일행은 마치 게임하듯 총질을 하고 상대의 사지를 잡아 뽑는다. 당연히 사방에 피가 튀는 것은 물론이고 신체 절단이 난무하다. 영화의 미덕 아닌 미덕이라면 과할수록 무덤덤해지는 효과를 노려, 천연덕스럽게 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