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데스티네이션 3

파이널 데스티네이션4 (블루레이)

무려 5편까지 이어진 미국 공포물 '파이널 데스티네이션' 시리즈의 법칙은 단순하다. 죽을 운명은 피할 수 없다는 것. 그래서 아슬아슬하게 위기의 순간을 모면해도 죽을 운명인 사람은 어떻게든 죽고 만다. 시리즈 첫 편이 나왔을 때에는 이 기막힌 운명의 법칙을 피하려는 사람들의 간절한 몸부림이 사람들을 긴장시켰다. 그러나 5편까지 시리즈가 이어지며 사람들은 더 이상 죽음의 법칙에 긴장하지 않는다. 그렇게 되면 남는 건 연쇄 죽음의 시초가 되는 사고 발생 장소와 죽는 방법의 문제다. 데이비드 R 엘리스 감독이 만든 '파이널 데스티네이션4'(The Final Destination, 2009년)는 사고 발생의 장소로 자동차 경주장을 골랐다. 요란한 굉음을 울리며 200km 가까운 속도로 질주하는 경주용 차들은 그..

파이널 데스티네이션2 (블루레이)

예전 영화 담당 기자 시절, 가장 곤혹스러웠던게 공포물 시사였다. 공포물을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몇 편의 작품은 예외였다. 데이비드 엘리스 감독의 '파이널 데스티네이션2'(Final Destination2, 2003년)도 그런 작품 중 하나였다. 이 작품은 정체모를 괴물이나 귀신이 등장해 쓸데 없이 비명을 지르게 만드는 기존 공포물과 달리 현실에서 일어날 법한 사고를 이용해 숨막히는 긴장과 섬뜩한 공포를 느끼게 한다. 언뜻보면 영화는 죽음이라는 무형의 명제를 이용해 사건을 끌어가기 때문에 독특해 보이지만 한꺼풀 벗겨보면 잔인하게 난도질 하는 스플래터 무비이다. 즉 '13일의 금요일'이나 '스크림'처럼 희생자들이 연이어 죽어나가지만 잔인한 살인마 대신 보이지 않는 죽음이 만든 정교한 사고들..

파이널 데스티네이션 (블루레이)

그리스로마 신화에 나오는 타나토스는 죽음의 신이다. 사람이 죽을 때 잠의 신 히프노스와 함께 나타나서 영혼을 가져가는 신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지그문트 프로이드는 파괴의 본능으로 해석했다. 살려는 본능이 에로스라면 죽음의 본능인 타나토스는 공격적이어서 남과 자신을 파멸로 이끄는 파괴의 본능으로 본 것이다. 이처럼 서양의 시각은 삶과 죽음을 양 극단에서 다르게 봤지만 옛부터 동양은 죽음 또한 삶의 한 과정으로 보고 친숙하게 생각했다. 유교의 제사나 불교의 윤회 사상 모두 이런 생각에서 비롯됐다. 제임스 웡 감독의 '파이널 데스티네이션'(Final Destination, 2000년)은 정해진 운명 같은 죽음을 다뤘다. 죽음을 운명처럼 받아들이는 웡 감독의 동양적 사고로 서양인들이 피하고 싶어하는 죽음을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