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데이비드 핀처 2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미국의 소설가 마크 트웨인은 "최고의 순간은 맨 앞에 오고 최악의 순간은 마지막에 온다"는 말을 남겼다. 살면서 언제나 뒤를 돌아보며 그때가 좋았다며 아쉬움과 후회를 하고, 앞으로 무슨 일이 닥칠지 몰라 늘 걱정하는 사람들의 삶을 통렬하게 꼬집은 말이다. 그래서 우리네 인생이 늘 빈한할 수 밖에 없는 것일까. '위대한 개츠비'의 작가 스콧 피츠제랄드도 마크 트웨인의 말을 듣고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라는 단편 소설을 썼다. 소설 속의 벤자민 버튼은 영화와 달리 어른만큼 커다란 아기가 태어나자마자 말을 한다. 덕분에 부모의 보살핌을 받으며 명문대를 나와 순탄한 삶을 산다. 소설의 주인공은 실리적이다. 살면서 다른 애인도 만나고, 손자까지 본다. 그렇다보니 그의 삶에서 최고와 최악의 순간을 딱히..

영화 2009.02.21

패닉 룸

데이비드 핀처(David Fincher), 콘래드 홀(Conrad W. Hall), 다리우스 콘지(Darius Khondji), 데이비드 코프(David Koepp, 하워드 쇼(Howard Shore)... 이름만 늘어놓아도 묵직한 존재감이 느껴지는 거장들이다. 이들이 함께 한다면 얼마나 대단한 작품이 나올까. 그 즐거운 상상을 실행에 옮긴 작품이 바로 조디 포스터(Jodie Foster)가 주연을 맡은 스릴러 '패닉 룸'(Panic Room, 2002년)이다. 이 작품에서 핀처는 감독을 맡았고 콘래드 홀과 다리우스 콘지는 촬영을, 데이비드 코프는 각본을, 하워드 쇼는 음악을 담당했다. 핀처는 '세븐' '에이리언 3' '파이트클럽' 등을 만든 스릴러에 일가견 있는 감독. 데이비드 코프는 '쥬라기 공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