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빗 O. 러셀 감독의 '실버라이닝 플레이북'(Silver Linings Playbook, 2012년)은 흔치 않은 사랑을 다뤘다. 속된 말로 '또라이'라고 표현하는 미친 사람들의 사랑 이야기다. 그렇다고 광인처럼 난폭한 존재가 아니라 일종의 신경쇠약 같은 조울증이나 강박증에 시달리는 사람들 이야기다. 이들은 겉보기에 멀쩡하다. 다만 지나치게 집착하거나 기피하는 것들에 과도하게 반응해서 '미쳤다'는 소리를 들을 뿐이다. 하지만 이들에게 정신병원이나 약물치료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 바로 주변의 관심이다. 쉽지 않은 일이겠지만, 주위 사람들이 따뜻하게 받아주고 함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 주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래서 러셀 감독은 이들이 사랑을 통해 변하는 과정을 때로는 유머러스하고 때로는 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