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데이빗 크로넨버그 2

이스턴 프라미스 (블루레이)

데이빗 크로넨버그 감독의 '이스턴 프라미스'(Eastern Promises, 2007년)는 그의 전작인 '폭력의 역사'(http://wolfpack.tistory.com/entry/폭력의-역사)와 닮은 이란성 쌍둥이 같은 작품이다. 어느날 우연히 병원에 실려온 어린 산모의 죽음에 얽힌 이야기를 여주인공이 풀어가는 내용. 그 과정에서 잔혹한 러시아 폭력조직의 실태가 드러나고, 이를 눈치챈 폭력조직은 여주인공을 향해 위협의 손길을 뻗친다. 크로넨버그 감독은 전작인 '폭력의 역사'에서 폭력이 주는 공포와 이를 극복하기 위해 폭력을 행사하는 이야기를 다뤘다. 언뜻보면 모순되고 서로 배치되는 이야기를 통해 폭력의 양면성을 다룬 전작처럼 이번 작품 역시 극한의 폭력이 주는 공포와 여기서 벗어나기 위한 주인공들의 힘..

비디오드롬

데이빗 크로넨버그 감독의 영화들은 보기 불편하다. '플라이' '네이키드 런치' '스파이더' '폭력의 역사' 등 그의 작품들은 온통 그로테스크한 영상으로 가득하기 때문이다. '비디오드롬'(Videodrome, 1983년)도 마찬가지. 사람의 형체와 TV가 기괴하게 변하거나 배를 가르고 물건을 꺼내는 등 징그러운 영상들이 많다. 하지만 가학적인 영상들이 전부는 아니다. 그로테스크한 영상들 뒤에는 크로넨버그 감독이 전하는 현대 사회에 대한 신랄한 풍자와 조롱이 숨어 있다. 내용은 사람들에게 좀 더 자극적인 영상을 전해주기 위해 골몰하던 해적 방송 사장(제임스 우즈)이 급기야 비디오 영상에 지배돼 현실과 환상을 혼동하며 벌어지는 일들을 다뤘다. 여기에는 자극적인 영상으로 시청률 경쟁을 벌이는 TV에 대한 비판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