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데이빗 프랭클 3

말리와 나 (블루레이)

개를 아주 좋아하고, 오래도록 키웠다면 데이빗 프랭클 감독의 '말리와 나'(Marley & Me, 2008년)는 가슴 찡한 작품일 수 밖에 없다. 미국의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의 유명 칼럼니스트 조니 그로건이 쓴 책을 토대로 만든 이 작품은 강아지때부터 죽을 때까지 한 가족과 생을 함께 한 어느 개에 대한 이야기다. 주인공 개인 말리는 말썽꾸러기에 장난이 심하지만, 가족들에게 기쁨과 사랑을 주는 사람 못지 않은 큰 역할을 한다. 그런 점에서 이 작품은 당연 등장 인물들보다 개에게 눈이 갈 수 밖에 없다. 말리는 라브라도 리트리버 종. 워낙 사람을 잘 따르고 영리한 개여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영화 속 연기를 정이 가게 했다. 특히 15년 동안 진돗개를 키운 경험이 있어서 개에 얽힌 에피소드들이 유달리 공감이..

말리와 나

어려서 진돗개를 키웠다. 갓 태어난 강아지때부터 늙어 죽을때까지 15년을 함께 했으니, 가족이었다. 녀석은 말은 못했지만 사람 이상이었다. 눈에 안보일 만큼 멀리 있는데도 식구들 발자국 소리를 용하게 알아듣고 대문간으로 달려나와 기다렸고, 수많은 자동차들 사이에서 아버지의 승용차 소리를 가려낼 줄 알았다. 그렇게 한 가족처럼 지내다가 녀석을 보내고 나니, 이루 말할 수 없이 가슴이 아팠다. 함께 있을 때는 좋았지만, 그 헤어짐이란 뭐라 말하기 힘들 만큼 고통스럽다. 그래서 데이빗 프랭클 감독의 '말리와 나'(Marley & Me)는 남달리 가슴에 와닿았다. 이 작품은 주인공이 라브라도 리트리버 강아지를 한 마리 구해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가족 영화다. 주인공이 키우는 '말리'라는 개는 말썽꾸러기지..

영화 2009.02.27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데이빗 프랭클 감독의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The Devil Wears Prada, 2006년)는 명품에 미쳐 돌아가는 세상을 그렸다. 단순히 명품족을 떠나 명품을 찾는 사람들을 겨냥한 산업과 이를 알리는 사람들의 세계를 다룬 작품이다. 온갖 명품이 등장하기 때문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그만큼 반가울 수 있다. 내용은 사회초년병인 안드리아(앤 해서웨이)가 세계 최고의 패션잡지 편집장인 미란다(메릴 스트립)의 비서가 돼서 혹독한 직장생활을 경험하는 이야기다. 안드리아는 명품으로 치장하며 남들이 부러워하는 직장 생활을 하지만 개인의 꿈과 이상을 희생해가면서까지 성공을 향해 치달아야 하는지 회의감을 갖는다. 비단 안드리아 뿐만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직장 생활을 하면서 배우는 것은 결국 정치가 아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