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동독 2

굿바이 레닌(블루레이)

독일인들 사이에 오스탤지어(ostalgia)라는 말이 있다. 동쪽을 뜻하는 오스트와 향수를 뜻하는 노스탤지어의 합성어로, 동독 시절 문물에 대한 그리움을 담은 말이다. 독일이 통일된 후 심한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 동독인들이 과거를 그리워하면서 이 말이 퍼지게 됐다. 동과 서로 분리됐던 독일은 1989년 11월9일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면서 통일이 됐다. 서독에 비해 상대적으로 어렵게 살던 동독 사람들은 통일이 되면서 살림살이가 나아졌다. 그러나 행복 지수는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통일 당시 서독의 33%에 불과했던 GDP는 2014년 66%까지 올라갔지만 여전히 옛 동독 사람들은 옛 서독 사람들보다 못살다보니 상대적 박탈감이 큰 모양이다. 2015년 한겨레신문이 개최한 한겨레-부산 국제심포지엄에 참가한 독..

찢겨진 커튼

유니버셜에서 나온 히치콕 컬렉션 화이트 디지팩에 포함된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찢겨진 커튼'(Torn Curtain, 1966년)은 '찢어진 커튼'이 맞다. 우리 말에 없는, 영어의 수동태식 번역으로 잘못 붙인 제목이다. 잘못 번역한 제목 만큼이나 이 작품은 히치콕에게 재앙이었다. 히치콕은 '마니'(http://wolfpack.tistory.com/entry/마니)의 실패 이후 제작사인 유니버셜스튜디오의 주장에 따라 쟁쟁한 스타시스템을 도입해 영화를 만들었지만, 결과는 '마니'보다 더 처참한 실패였다. 내용은 미국의 유명 과학자가 망명을 가장해 동독에 숨어 들어 핵무기 방어시스템 기술을 훔치는 내용으로, 일종의 이중 스파이를 다룬 스파이 스릴러였다. 여기에는 공산주의를 싫어한 히치콕의 시각도 반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