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동백림 2

베를린 (블루레이)

류승완 감독의 '베를린'(2012년)은 새삼 분단국가라는 우리 현실을 돌아보게 만드는 영화다. 이념 때문에 갈린 남과 북의 정보요원들이 한반도도 아닌 머나먼 이국땅인 독일 베를린에서 맞부딪치며 목숨을 걸고 싸우는 얘기다. 그런데 왜 하필 베를린을 택했을까. 베를린은 박정희 군사독재정권 시절 동백림 사건이라는 역사점 오점을 안고 있는 장소다. 동백림 사건은 박정희 정권 시절이던 1967년 중앙정보부가 독일에서 유학중인 학자나 예술인들이 동베를린(동백림)을 거쳐 북한에 들어가 간첩 교육을 받은 뒤 간첩활동을 했다는 혐의로 잡아들인 사건이다. 당시 중앙정보부 요원들은 베를린까지 가서 작곡가 윤이상 등을 강제로 잡아다 고문하고 사건을 조작해 몇 명에게 사형까지 선고하며 대대적으로 확대했다. 그러나 결국 최종심에..

베를린

액션물을 좋아하는 액션 키드 류승완 감독의 '베를린'은 한국판 '본' 시리즈를 보는 것 같다. 좋게 말하면 액션이 요란하고, 나쁘게 말하면 할리우드 영화를 닮았다. 북한과 남한, 그리고 아랍계 악당들에게 쫓기는 하정우가 높은 건물을 휙휙 날고, 격투 끝에 달아나는 장면은 영락없이 본 시리즈를 연상케 한다. 비단 이 작품 뿐 아니라 '본' 시리즈를 비롯해 다니엘 크레이그가 나오는 007 근작, '미션 임파서블' 등의 액션들이 대부분 잡고 꺾고 비틀며 관절을 공격하는 격투기와 건물과 건물을 건너 뛰며 높은 곳에서 내리 뛰는 야마카시 같은 동작들을 적극 활용한다. 그렇다보니 서로 닮은 듯한 느낌을 받는다. 이 작품도 최근 액션물의 스타일을 따라가는 점에서 예외가 아니다. 다만 막판 갈대밭 대결 장면은 테렌스 ..

영화 2013.0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