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드미트리 티옴킨 2

전쟁과 평화 (블루레이)

'자이언트'처럼 원작소설보다 더 잘만든 영화가 있는 반면, 원작소설 근처에도 미치지 못하는 영화도 있다. 킹 비더 감독의 '전쟁과 평화'(War And Peace, 1956년)는 후자에 속하는 영화다. 레프 톨스토이가 1864~1869년에 쓴 이 장편소설은 나폴레옹의 러시아 침공때 휘말린 다양한 등장인물들의 인생사를 다루고 있다. 등장인물만 600명이 넘는 대작인 만큼 내용이 워낙 방대해 쉽게 줄이기 힘든 작품인데 영화는 이를 약 3시간 20분 분량으로 압축했다. 그렇다보니 이야기 전개를 쫓아가기에 급급해 정작 톨스토이가 강조한 메시지를 모두 놓치고 말았다. 원작의 중요한 주제는 어떻게 살 것인가를 다룬 삶에 대한 자세다. 귀족의 명예를 중시해 고귀하게 사는 삶을 중요하게 여긴 안드레이 공작이 전쟁을 겪..

자이언트 (블루레이)

1952년에 에드나 퍼버가 쓴 소설 '자이언트'는 당시 미국 남부사람들에게 그다지 인기가 없었다. 남부사람들을 양키의 시각으로 거칠고 무식하며 인종차별적으로 묘사했다고 봤기 때문이다. 정작 이를 눈여겨 본 사람은 영화감독 조지 스티븐스였다. 그는 이 소설에 약간의 각색을 거쳐 3시간이 넘는 대작영화 '자이언트'(Giant, 1956년)를 만들었다. 소설과 달리 영화는 대성공이었고, 남부사람들도 좋아했다. 우려와 달리 남부사람들에 대한 인식을 바꿔 놓았다고 봤기 때문이다. 실제로 영화는 남부 사람들 스스로 인종차별을 극복하는 모습을 통해 당시 미국에 만연했던 인종 갈등을 극복하려는 의지를 담고 있다. 물론 영화가 절대적 기여를 한 것은 아니지만 당시로서 이런 모습을 솔직하게 담아내 반향을 불러 일으킨 점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