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똥파리 2

똥파리 (DVD)

양준익 감독의 '똥파리'(2009년)는 참으로 강렬한 영화다. 김기덕 감독의 '악어' '섬' '나쁜 남자' 이후 이처럼 폭력이 일상화된 삶을 냉혹하게 묘사한 영화는 처음이다. 그려면서도 한편으로는 따뜻한 영화다. 어려서부터 폭력에 노출된 가정에서 자란 주인공이 결국은 자신도 폭력의 세계에 발을 담그지만 그가 못내 그리워하고 돌아가려고 하는 곳은 결국 따뜻한 가정이다. 그런 점에서 참으로 사람의 냄새가 나는 진정성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비록 날 것 그대로의 거친 욕설과 폭력으로 점철된 장면들이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그 또한 우리네 삶의 한 단면이다. 양 감독은 처음 찍은 장편 영화인 이 작품에서 감독, 각본, 주연까지 1인 다역을 해냈다. 그런데도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고 제 몫 이상을 훌륭하게 해낸 ..

똥파리

볕이 따가울 수록 그늘은 시원하다. 일이 힘들수록 휴식이 달콤하고 꿀맛 같은 이치다.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를 보며 나를 대신해 짐진 자의 고통에 감사하듯, 세상의 어두운 모습을 보며 그렇지 않은 삶에 감사하는 겸허를 배우게 된다. 양익준 감독의 '똥파리'는 그런 영화다. 일수 돈이나 받아내며 밑바닥 인생을 사는 주인공 상훈의 삶은 조악하기 그지없다. 거기에 불우한 환경에 대한 원망이 가득해 아버지를 때리고 시종일관 입에 욕을 달고 사는 똥파리 같은 존재다. 도대체 삶에 낙이 없을 것 같은 상훈도 마찬가지로 어려운 처지에 있는 여고생 연희를 만나며 희망을 갖는다. 그리고 다르게 살려는 노력을 한다. 그 결과는 차치하고라도, 조악한 삶 자체가 세상의 또다른 면이 있다는 것을 분명히 일깨워준다. 그 속에서 그..

영화 2009.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