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안티 크라이스트'(Antichrist, 2009년)를 이야기하면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2009년 칸영화제 기자회견이다. 당시 영화 상영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어느 기자가 던진 질문이 화제였다. "왜 이런 영화를 만들었는지 해명하시오." "해명? 해명을 하라고? 내가 왜 해명을 해야 하나. 본 그대로 느끼면 된다. 감독이 작품에 대해 일일이 설명해야 하나. 난 그럴 수 없다." 기자도 만만찮았지만 그의 당돌한 질문에 화가 난 트리에 감독은 한 발 더 나아갔다. "나는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감독이다. 나보다 더 뛰어난 감독은 보지 못했다. 물론 모든 것을 창조한 하나님은 나보다 위대하다." 급기야 트리에 감독이 스스로를 가리켜 '하늘 아래 가장 위대한 감독'이라고 천명하게 만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