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라스베이거스 13

사우스포(블루레이)

안톤 후쿠아(Antoine Fuqua) 감독의 '사우스포'(Southpaw, 2015년)는 챔피언에서 나락으로 굴러 떨어졌다가 재기하는 권투선수 이야기다. 많은 권투 영화가 그렇듯 이 작품도 좌절의 순간을 이겨내고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서는 설정이 '록키'와 비슷하다. 내용은 43승 무패의 전적을 갖고 있는 라이트 헤비급 권투선수 빌리(제이크 질렌할 Jake Gyllenhaal)가 잃었던 영광과 가족을 되찾기 위해 링에 서는 이야기다. 어느 날 도전자와 사소한 시비 끝에 가족을 잃는 비극을 겪은 빌리는 속절없이 무너진다. 급기야 딸마저 빼앗길 위기에 처하자 빌리는 다시 시작하는 심정으로 동네 체육관장 틱을 찾아간다. 틱(포레스트 휘태커 Forest Whitaker)은 빌리를 기본부터 다시 가르치며 변칙적인..

레지던트 이블3(4K 블루레이)

처음 1편을 봤을 때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가 3편까지 나올 줄은 생각도 못했다. 액션영화로서도 부족하고 좀비영화로서도 아쉬움이 남았고, 원작인 비디오 게임 '바이오 하자드'와 비교하면 더더욱 실망스러웠기 때문이다. 그런데 2편에서 액션을 강화해 재미를 보더니 드디어 터미네이터 시리즈처럼 인류 멸망 이후의 미래 세계까지 다루는 3편이 등장했다. 러셀 멀케이 감독이 만든 3편 '레지던트 이블 3 - 인류의 멸망'(Resident Evil: Extinction)은 제목 그대로 사람을 좀비로 만든 T바이러스가 전세계를 휩쓴 뒤 살아남은 소수의 사람들이 T바이러스를 만든 엄브렐러사와 대결을 벌이는 내용이다. 볼거리는 여전사의 위력을 유감없이 발휘한 밀라 요보비치의 액션이다. 2편처럼 수십 미터 빌딩을 수직으로 달..

카지노(4K 블루레이)

마틴 스콜세지는 드라마에 강하다. 그가 만든 '좋은 친구들' '성난 황소' '갱스 오브 뉴욕' 등의 작품을 보면 이야기를 끝까지 보게 만드는 힘이 있다. 그만큼 줄거리를 탄탄하게 잘 만들고 이야기를 끌어가는 힘이 있다. '카지노'(Casino, 1995년)도 마찬가지. 1970년대 라스베이거스의 카지노를 주름잡던 실제 갱들의 실화를 영화로 만든 이 작품은 3시간의 상영 시간이 지루하지 않게 후딱 지나간다. 위대한 실화의 힘도 있지만 이야기의 완급을 적절히 조절한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공이 가장 크다. 로버트 드 니로, 조 페시, 샤론 스톤, 제임스 우즈 등 호화 배역진의 개성있는 연기 또한 빼놓을 수 없다. 라스베이거스가 무대인 만큼 화려한 스타 못지 않게 다채로운 의상도 볼거리. 국내 출시된 4K 타이..

크리드2 (4K 블루레이)

'록키' 시리즈는 작품성을 떠나 권투 영화의 대명사가 된 작품이다. 권투 선수로는 대성하기에 늦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불굴의 의지로 불가능에 가까운 도전을 해 챔피언이 되는 록키 이야기는 아메리칸드림의 상징이 됐다. 덕분에 1편의 스토리를 쓰고 주연을 맡은 실베스터 스탤론은 포르노 배우의 이미지를 벗고 일약 스타가 됐으며 이후 5편까지 록키 시리즈를 이어갔다. 하지만 세월 앞에 장사가 없는 법, 더 이상 스탤론도 현역 챔피언으로 링을 누비기에는 나이를 너무 많이 먹었다. 70대 노인이 된 그로서는 자연스럽게 록키의 후계자를 찾을 수 밖에 없었고 그 작품이 바로 3부작으로 기획된 '크리드' 시리즈다. 스티븐 카플 주니어가 감독한 '크리드2'(Creed II, 2018년)는 크리드의 후속작으로 세계 헤비급 복..

블레이드 러너 2049 (4K 블루레이)

리들리 스콧 감독이 30여 년 전에 만든 '블레이드 러너'(1982년)는 충격이었다. 암울한 회색 빛 영상 속에 갇힌 미래의 세계는 마천루 같은 건물 사이로 자동차들이 날아다니는 첨단 물질문명의 세상이었지만 결코 인간의 행복을 담보하지는 못했다. 오히려 사람과 똑같이 생긴 복제인간의 등장으로 혼란이 가중되는 디스토피아적 세계였다. 그때 스콧 감독이 영화 속에서 다룬 시대적 배경이 2019년, 바로 올해다. 물론 영화처럼 자동차들이 하늘을 날고 사람과 구분이 가지 않는 복제인간이 돌아다니지는 않는다. 하지만 인공지능(AI)과 로봇 등 과학기술의 발달로 일자리고 줄어들거나 여기 적응하지 못한 사람들이 밀려나는 인간 소외 현상이 갈수록 커지는 것은 영화와 요즘 세상이 크게 다르지 않다. 드니 빌뇌브 감독이 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