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라이언 레이놀즈 9

라이프(블루레이)

다니엘 에스피노사(Daniel Espinosa) 감독의 '라이프'(Life, 2017년)는 미지의 존재가 주는 공포를 잘 다룬 공상과학(SF)물이다. 그런 점에서 리들리 스코트 감독의 '에이리언'이나 존 카펜터 감독의 '괴물'과 비슷하다. 내용은 화성 탐사를 마치고 귀환하던 우주선이 새로운 생명체를 발견한다. 하지만 미지의 존재인 외계 생명체는 갑자기 우주선 안에서 6명의 승무원을 공격하며 포식자로 돌변한다. 우주인들은 자신들의 목숨뿐 아니라 지구를 위협할 수 있는 외계 생명체를 막기 위해 지구로 귀환하는 우주선 안에서 힘겨운 싸움을 벌인다. 광활한 우주에서 역설적으로 폐쇄공간이나 다름없는 우주선에 갇혀 사투를 벌이는 내용이 에이리언과 흡사하다. 차이가 있다면 외계 생명체의 형태가 없다는 것이다. 외계 ..

데드풀2(4K 블루레이)

마블 코믹스의 초영웅 가운데 하나인 데드풀은 독특한 캐릭터다. 온몸에 암세포가 퍼져 죽을 뻔했는데 특수한 치료를 받은 뒤 부작용 아닌 부작용으로 절대 죽지 않은 무한대의 재생세포를 지니게 됐다. 총을 맞아도 죽지 않고 총알이 뚫고 지나간 자리도 금새 복구되며 심지어 온몸이 절단나도 조각난 신체가 다시 자라난다. 사실상 불사신이다. 대신 엄청난 능력을 얻었지만 애인도 깜짝 놀랄 만큼 피부가 흉측하게 변했다. 그래서 미국의 초영웅들이 그렇듯 쫄쫄이 옷과 마스크를 뒤집어쓰고 다닌다. 그런데 데드풀이 특별한 것은 그의 엄청난 능력보다 쉴 새 없이 쏟아내는 수다 때문이다. 잠시도 입을 쉬지 않고 싸우는 와중에도 끊임없이 입을 놀린다. 아저씨 개그 같은 유머도 있고 도저히 아이들과 같이 보기 힘들 만큼 걸판진 성적..

그린 랜턴: 반지의 선택(블루레이)

DC코믹스 팬이라면 익히 잘 알만한 그린 랜턴은 반지의 제왕이다. 어느 날 우주에서 날아온 외계인이 선물한 신비한 반지는 반지의 주인이 상상하는 모든 것을 현실로 이뤄준다. 마치 알라딘의 마술램프 같은 반지는 주인공에게 무한한 힘을 선사하며 슈퍼 히어로, 즉 초영웅으로 만들어준다. 그렇지만 누구나 영웅이 되는 것은 아니다. 반지가 보기에 그만한 자질이 있다고 판단되는 사람에게만 이런 힘을 부여한다. 그렇지 못한 사람이 반지를 손에 넣으면 되려 다친다. 마틴 캠벨 감독이 만든 '그린 랜턴: 반지의 선택'(Green Lantern, 2011년)은 바로 이런 그린 랜턴의 탄생 과정을 담고 있다. 부제로 붙은 반지의 선택에서 알 수 있듯 제작진은 이 작품이 흥행에 성공하면 시리즈로 만들 생각을 했다. 하지만 안..

킬러의 보디가드(블루레이)

패트릭 휴즈(Patrick Hughes) 감독의 '킬러의 보디가드'(The Hitman's Bodyguard, 2017년)는 웰메이드 오락영화다. 잘 만든 오락영화라면 재미를 보장하는 탄탄한 줄거리, 스타성을 겸비한 배우들의 조화로운 연기, 요란한 액션 등 풍부한 눈요깃거리가 있어야 한다. 이 작품은 이런 요소들에 잘 부합한다. 대본은 2011년부터 할리우드에서 유망한 작품들 목록인 블랙리스트에 올라 여러 제작사들의 관심을 끌었다. 그만큼 이야기가 탄탄하다는 뜻. 내용은 제목처럼 유명 살인청부업자(새뮤얼 잭슨 Samuel Jackson)를 경호원(라이언 레이놀즈 Ryan Reynolds)이 보호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해당 살인청부업자는 학살 혐의로 국제사법재판소에 죄인으로 선 어느 독재자(게리 올드만..

우먼 인 골드(블루레이)

사이먼 커티스 감독의 '우먼 인 골드'(Woman in Gold, 2015년)는 마리아 알트만의 실화를 토대로 만든 영화다.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이름인 마리아 알트만은 '키스' '아델레 블로흐 바우어의 초상' 등의 그림으로 유명한 오스트리아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와 관련 있다. 구스타프 클림트는 찬란한 황금빛 색채로 여인을 그려 각종 상품들에 그림이 쓰이는 인기 있는 화가다. 그의 그림 중 '키스'와 더불어 널리 알려진 작품이 바로 '아델레 블로흐 바우어의 초상', 즉 '우먼 인 골드'다. 기름한 얼굴의 여인이 목에 빛나는 목걸이를 한 채 황금빛 옷을 입고 있는 이 그림은 아주 오래도록 '우먼 인 골드'라는 작품명으로 알려져 왔다. 이유는 오랜 세월 이 작품을 강탈한 나치 독일이 주인을 감추고 싶었기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