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레베카 홀 2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 (블루레이)

이제 조금 있으면 IT 기자들은 스페인의 바르셀로나로 몰려간다. 매년 2월이면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가 주관하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가 열리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바르셀로나가 신기했으나 일 때문에 몇 차례 다녀오면서 예전처럼 흥이 나지 않았다. 그런데 우디 앨런의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Vicky Cristina Barcelona, 2008년)에서 눈에 익은 바르셀로나 풍경을 다시 보니 반가웠다. 이 영화는 황당한 상황으로 웃음을 유발하는 우디 앨런의 독특한 작품이다. 즉, 슬랩스틱이나 말장난이 아닌 상황 자체를 어이없게 만들어 실소를 자아내는 식이다. '미드나잇 인 파리'가 판타지 같은 분위기로 유머러스한 상상력을 자극했다면,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는 동물의 왕국 같은 분위기로 말..

아이언맨 3 (블루레이)

만화를 영화로 옮긴 작품들은 원작 만화의 캐릭터나 이야기를 얼마나 그럴 듯 하게 재현했는가에 우선 관심이 쏠린다. 마샬 맥루한이 정의한 쿨 미디어인 만화에 비해 핫 미디어인 영화에서 시각적 정보를 더 많이 요구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다 보니 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는 이야기보다 볼거리에서 승부가 갈린다. 그런 점에서 셰인 블랙 감독이 만든 '아이언맨 3'(Iron Man 3, 2013년)는 소기의 성과를 거둔 작품이다. 1,2 편에서 눈길을 끌었던 아이언맨이 무려 40여종이나 등장하기 때문이다. 성조기를 연상케 하는 알록달록한 패트리어트부터 헐크를 닮은 이고르까지 한마디로, 아이언맨 백화점 같은 영화다. 이들이 한꺼번에 등장해 정신없을 정도로 요란한 싸움을 벌이니 눈과 귀가 잠시도 쉴 틈이 없다. 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