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레오노르 와틀링 2

그녀에게 (블루레이)

스페인의 유명 감독인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이 그리는 사랑은 독특하다. '내 어머니의 모든 것' 같은 작품을 보면 세상에서 결코 흔치 않을 것 같은 꼬일대로 꼬인 사랑이 등장한다. '그녀에게'(Hable Con Ella, 2002년)도 예외가 아니다. 극 중 인물들이 벌이는 사랑은 무서울 정도의 집착과 자신을 모두 버리는 헌신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한다. 보통 사람들의 시각에서 보면 오히려 범죄로 보일 망정 이를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니 마냥 신기하고 특이하게 보일 수 밖에 없다. 관객은 마치 자극적인 옐로 페이퍼를 보는 것 처럼 오히려 이 점을 좋아한다. 물론 이 과정은 지극히 드라마투르기적이다. 공교롭게 뇌사상태에 빠진 두 여인을 좋아하는 두 남자가 만나서 친구가 될 확률이 과연 얼마나 ..

엄마는 여자를 좋아해

어느날 엄마가 세 딸들 앞에 애인을 데려온다. 그런데 애인이 하필 여자다. 알고보니 엄마가 레즈비언이었던 것. 스페인의 여류 감독 콤비인 다니엘라 페허만과 이네스 파리스가 만든 '엄마는 여자를 좋아해'(A Mi Madre Le Gustan Las Mujeres, 2002년)는 엄마가 동성애자라는 소재를 다룬 코미디다. 성에 대해 개방적인 유럽 영화답게 출발부터 독특한 이 영화는 동성애자 엄마 때문에 괴로워하는 딸들의 고민을 담았다. 딸들은 엄마의 애인을 떼어놓기 위해 둘째인 엘비라(레오노르 와틀링)가 나서 엄마의 애인인 엘리스카(엘리스카 시로바)를 유혹한다. 일단 흔치 않은 소재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점은 신선하다. 하지만 그게 전부다. 무엇보다 이 영화는 상황이 억지스럽다. 일과 사랑 때문에 힘들어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