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레이 리오타 5

좋은 친구들 (블루레이)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좋은 친구들'(Good Fellas, 1990년)은 '카지노' '갱스 오브 뉴욕'으로 이어지는 스콜세지의 갱시리즈 3부작을 여는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탄탄한 완성도와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 덕분에 이 작품은 '대부'에 곧잘 비견된다. '대부'가 마리아 푸조의 소설을 토대로 한 반면 이 작품은 헨리 힐이라는 실존 갱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했다는 점에서 실화가 주는 사실감은 '대부'보다 한 수 위다. 스콜세지의 영화를 보면 언제나 느끼는 것이지만 마치 책을 읽는 것 같다. 그의 특징인 보이스 오버를 사용한 나레이션이 전해주는 풍성한 이야기는 2시간이 훌쩍 넘어가는 상영시간이 전혀 지루하지 않을 만큼 힘이 있다. 그래서 영화를 보기시작하면 재미있는 소설의 책장 넘어가듯 끝까지 보게 된다. ..

씬시티2 (블루레이)

로버트 로드리게즈 감독이 만든 '씬시티'(http://wolfpack.tistory.com/entry/씬시티)는 프랭크 밀러의 원작인 그래픽노블의 느낌을 그대로 재현해 각광을 받았다. 흑백의 강렬한 영상은 마치 그래픽 노블이 살아 꿈틀거리는 것처럼 보였다. 9년 만에 나온 '씬시티2: 다크히어로의 부활'(Sin City: A dame to kill for, 2014년)은 여전히 전작에서 보여준 강렬한 영상이 잘 살아 있다. 로버트 로드리게즈 감독은 원작자인 프랭크 밀러를 공동 감독으로 끌어 들여 원작에 실린 두 편의 이야기 외에 영화를 위해 두 편의 이야기를 추가해 총 네 편의 이야기로 구성했다. 전작에서 인기를 끈 마브(미키 루크), 낸시(제시카 알바) 등의 캐릭터가 등장하며 새로운 얼굴로 조니(조셉 ..

플레이스 비욘드 더 파인즈 (블루레이)

데릭 시앤프랜스 감독의 영화 '플레이스 비욘드 더 파인즈'(The Place Beyond the Pines, 2013년)는 서양 영화치고는 특이하게 되풀이되는 인연을 다뤘다. 아버지 대에서 얽힌 악연이 아들 대에서 다시 되풀이 되는 과정은 기독교적 원죄 의식과도 닿아 있지만, 어찌보면 동양적 정서인 윤회를 연상케 한다. 오토바이 스턴트맨이 옛 연인과 아들을 위해 은행을 털면서 벌어지는 과정을 담담하게 다뤘다. 감독이 초점을 맞춘 것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 맺어지는 끈끈한 관계다. 사랑하면서도 다가설 수 없는 관계는 헤어진 연인사이, 부자 지간, 친구 지간에 끊임없이 되풀이된다. 이를 기나긴 서사와 인상적인 영상으로 담아낸 것은 전적으로 데릭 시앤프랜스 감독의 공이다. 말초적 재미와 뮤직 비디오식 빠른 장면..

한니발 (블루레이)

리들리 스콧 감독의 '한니발'(Hannibal, 2001년)은 외로움이 절절히 묻어나는 영화다. 10년 동안 FBI의 추적을 피해 도망다니는 살인마 한니발 렉터(안소니 홉킨스) 박사나 그의 뒤를 쫓는 여수사관 클라리스 스탈링(줄리안 무어), 복수심에 불타서 한니발을 추적하는 백만장자 버거(게리 올드만), 현상금을 노리고 홀로 한니발을 수사하는 형사 파치(지안카를로 지아니니) 등 등장인물들은 모두 홀로 외로운 싸움을 벌인다. 아무에게도 마음을 터놓을 수 없기에 비록 군중 속에 있어도 그들은 외롭다. 그 절절한 외로움을 보여주는 명장면이 바로 텅 빈 피렌체 광장 한 복판에 서 있는 형사 파치의 모습이다. 마치 넓은 도화지에 찍어 놓은 점처럼 그의 모습은 절대 고독 그 자체다. 미치도록 외로운 싸움을 지탱해주..

스모킹 에이스

'스모킹 에이스'(Smoking Aces, 2007년)는 '러브 액츄얼리' '노팅힐' '브리짓 존스의 일기' 등 로맨틱 코미디로 유명한 워킹타이틀의 액션물이다. 감독은 스릴러 '나크'를 만든 조 카나한. 내용은 조직에서 지나치게 커버린 사나이의 목에 현상금이 걸리면서 각기 다른 5개팀의 킬러들이 달라붙어 대결을 벌이는 이야기다. 5팀의 킬러들이 혼전을 벌이는 만큼 이야기도 복잡하고 전반부는 늘어지기까지 한다. 벤 애플랙, R&B가수 알리샤 키스, 앤디 가르시아, 레이 리오타 등 다양한 배우들이 열연을 펼쳤지만 그만큼의 재미를 보장하지 못하기에 실속은 없다. 부자지간 얘기와 심장 이식수술을 끌어다 붙인 막판 반전도 생각보다 약하고 뜬금없다. 후반부 등장하는 호텔 총격전만 강도 높은 액션으로 눈길을 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