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레이 찰스 2

브루스 브라더스(4K 블루레이)

블루스라는 음악 장르를 떠올리면 3, 5, 7도의 반음씩 낮아지는 블루노트가 대변하듯 나른함과 끈적임, 그리고 우울한 슬픔이 묻어난다. 노예로 팔려온 흑인들의 영가에 뿌리를 두었으니 그럴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이 우울한 음악을 가지고 요란한 활극을 만든 사람들이 있다. 바로 존 벨루시와 댄 애크로이드다. 1970년대 TV쇼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에서 코미디를 한 이들은 블루스브라더스 밴드를 결성해 큰 인기를 끈다. 이를 본 제작진이 영화로 만들었고, 컬트 영화처럼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작품이 바로 존 랜디스 감독의 '브루스 브라더스'(The Blues Brothers, 1980년)다. 어려서 자란 고아원이 밀린 세금 때문에 문 닫을 위기에 처하자, 두 주인공이 나서서 밴드를 재결성해 돈을 버는 내용..

레이

한 사람의 평생을 2시간 남짓한 시간에 모두 다루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전기 영화가 어렵다. 테일러 핵포드(Taylor Hackford) 감독은 '레이'(Ray, 2004년)를 통해 지난해 작고한 미국의 대중음악가 레이 찰스의 일생을 그리는 어려운 과제에 도전했다. 그가 선택한 방법은 굴곡이 많았던 레이 찰스(Raymond Charles Robinson)의 젊은 날에 집중해 인물을 조명하는 것. 결과는 성공이었다. 캐릭터 묘사에 능한 핵포드 감독답게 '사관과 신사' '백야' 등 그의 전작처럼 복잡다단한 내면을 지닌 주인공 레이를 훌륭하게 표현했다. 핵포드 감독이 그럴 수 있었던 요인은 주역을 맡은 제이미 폭스(Jamie Foxx)의 공이 크다. 실제 레이 찰스도 감탄할 만큼 젊은 날의 레이를 쌍둥이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