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로버트 저멕키스 9

마녀를 잡아라(블루레이)

'마녀를 잡아라'(The Witches, 2020년)는 '백 투 더 퓨처' '폴라 익스프레스' '크리스마스 캐럴' '포레스트 검프' 등 동화 같은 작품을 곧잘 만드는 로버트 저멕키스(Robert Zemeckis) 감독이 로알드 달(Roald Dahl)의 원작 동화를 토대로 만든 영화다. 로알드 달이 1983년에 펴낸 이 소설은 1990년에 니콜라스 뢰그 감독이 안젤리카 휴스턴을 주연으로 기용해 영화로 만든 적이 있다. 따라서 로알드 달의 원작 동화나 1990년 영화를 본 사람들은 비교해 보는 재미가 있다. 내용은 마녀 집회를 목격하게 된 소년이 할머니와 함께 마녀들을 물리치는 이야기다. 로알드 달은 여성 혐오증이 있는 사람처럼 작심하고 마녀들을 못되게 그렸다. 입은 귀까지 찢어져 상어 같은 이빨이 드러나..

백 투 더 퓨처3(4K 블루레이)

우리의 사극처럼 미국 할리우드는 서부극에 대한 로망이 있다. 로버트 저멕키스 감독도 마찬가지여서 '백 투 더 퓨처' 시리즈의 세 번째이자 마지막 작품인 3편(Back To The Future Part III, 1990년)에서 서부극을 시도했다. 기계 고장으로 1885년 미국의 서부 개척시대로 돌아간 브라운 박사(크리스토퍼 로이드)를 구하기 위해 과거로 여행을 떠난 마티(마이클 J 폭스)가 악당들과 대결을 벌이는 내용이다. 당연히 서부 시대라면 빼놓을 수 없는 결투가 등장하고 여기에 뜻하지 않은 브라운 박사의 아슬아슬한 로맨스를 곁들였다. 특히 막판 대결 장면은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의 '황야의 무법자'를 오마주 했다. 또 모뉴먼트 밸리를 배경으로 한 존 포드 감독 스타일의 장면도 등장한다. 여기에 전작들처..

백 투 더 퓨처2(4K 블루레이)

'백 투 더 퓨처'의 성공에 고무된 제작진은 당초 계획에 없던 속편을 만들기로 했다. 그런데 제작에도 참여하고 각본을 쓴 밥 게일의 대본이 생각보다 너무 길었다. 로버트 제멕키스(Robert Zemeckis) 감독과 제작진은 각본을 자르는 대신 두 편의 영화를 찍기로 했다. 아예 처음부터 하나로 찍어서 개봉을 2편과 3편으로 나눠서 하는 파격적인 방식을 택했다. 그래서 주인공 마티(마이클 J 폭스 Michael J. Fox)와 브라운 박사(크리스토퍼 로이드 Christopher Lloyd) 일행이 미래로 날아가는 이야기는 2편, 서부시대로 떠나는 내용은 3편이 됐다. 언뜻 보면 미래로 날아가는 '백 투 더 퓨처 2'(Back To The Future Part 2, 1989년)는 제목과 맞지 않는다고 생각..

백 투 더 퓨처(4K 블루레이)

로버트 저멕키스(Robert Zemeckis) 감독의 '백 투 더 퓨처'(Back To The Future, 1985년)는 타임캡슐 같은 영화다. 개봉 당시에는 그렇게 재미있거나 신기하다고 생각하지 못했는데 지금 다시 보니 사진첩처럼 1980년대 추억을 다시 끄집어낸다. 당시 일본 여학생들 사이에 유행한 바지 위로 양말이 올라오게 신는 패션과 이 영화에 주제가로 등장하는 휴이 루이스(Huey Lewis)의 'Power of Love', 길거리를 달리는 스케이트 보드 등이 그 시절 기억들을 새록새록 떠오르게 만든다. 내용은 시간 여행 이야기를 다룬 작품들이 그렇듯 특별할 게 없다. 1980년대 사진첩 같은 영화 타임머신을 타고 1950년대로 시간여행을 간 주인공 마티(마이클 J 폭스 Michael J. F..

포레스트 검프(4K 블루레이)

"이제 난 어떻게 살아야 하나요?" 아들의 물음에 죽어가는 엄마가 대답한다. "그건 누구도 알려줄 수 없단다. 인생은 초콜릿 상자 속 같아서 이번에 집는 초콜릿이 어떤 맛일 지 아무도 몰라." 로버트 저멕키스 감독이 만든 영화 '포레스트 검프'(Forrest Gump, 1994년)에서 가장 인상적인 대사였다. 이는 곧 이 영화의 주제와도 일맥 상통한다. 영화는 도시 위를 떠가는 깃털로 시작해 운동화에 붙어 있다가 날려가는 깃털로 끝난다. 깃털이 바람에 날려 어딘가로 떠가듯 인생 또한 앞으로 어떻게 변할 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을 의미한다. 영화 속 댄 중위처럼 열심히 노력하지만 뜻하지 않게 베트남 전쟁에서 부상을 당해 상이군인이 되기도 하고, 그저 여자친구의 "달려" 한마디만 맹목적으로 쫓아서 미식축구 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