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로이 샤이더 4

죠스(4K 블루레이)

'죠스'를 처음 만난 것은 중학교 때 손바닥만 한 삼중당 문고를 통해서였다. 내용은 미국 어느 바닷가 마을에 식인 상어가 나타나 사람들을 습격하는 이야기다. 당시 피터 벤칠리의 원작을 읽으며 백상아리의 습격이 좀처럼 상상이 되지 않았다. 커다란 상어를 본 일도 없을뿐더러 바닷속에서 소리 없이 습격하는 상어 이야기를 들어본 적도 별로 없기 때문이다. 당연히 활자 이상의 상상력을 발휘하기란 쉽지 않았다. 그로부터 몇 년 뒤 TV에서 방영해 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죠스'(Jaws, 1975년)를 보고 나서 상어의 습격이라는 것이 상상 이상의 무서운 일이라는 것을 느꼈다. 영화는 벤칠리의 원작을 뛰어넘는 시각적 힘이 있다. 머릿속으로 막연하게 그리던 백상아리의 존재부터 선박을 물어뜯는 가공한 공격력을 눈으..

네이키드 런치: 블루레이

기괴한 영화를 만들기로 유명한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감독의 '네이키드 런치'(Naked Lunch, 1991년)는 그의 전작인 '플라이'처럼 충격적인 영상으로 가득 찬 작품이다. 1950년대 미국의 비트 제너레이션을 대표하는 소설가 윌리엄 버로우즈의 원작을 토대로 만든 이 작품은 마약, 동성애, 살인 등 금기시된 소재를 기이한 영상으로 비틀어서 표현했다. 감독은 검열을 피해서 순화시켰다고 밝혔지만 그래도 다른 작품에 비하면 속이 거북한 그림 투성이다. 여기에 여성을 인간이 아닌 다른 종족으로 볼 만큼 별난 철학을 가진 버로우즈의 세계관이 결합돼 난해한 작품이 돼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평단은 이 작품을 1991년의 대표작으로 추켜올리며 열광했다. 기존 영미문학과 다른 실험적 글쓰기와 소재의 차별성 ..

죠스 2 (블루레이)

지금은 죠스 하면 아이스바와 떡볶이집을 먼저 떠올리겠지만 1970, 80년대는 단연 상어였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만든 '죠스' 때문이다. 스필버그 감독의 '죠스'는 거대 식인 상어를 등장시켜 보는 사람들을 공포로 몰아넣은 상어 영화의 전범을 만든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이후 상어가 등장하는 공포물은 '죠스'를 능가하기 힘들었다. 죠스가 워낙 흥행에 성공하다 보니 속편 제작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전작 흥행의 장본인인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과 해양 생물학자로 출연한 배우 리처드 드레퓨스도 속편 제작을 거부하지 않았다. 두 사람은 각각 연출과 배우로 합류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했으나 스필버그 감독의 SF 영화 '미지와의 조우'를 촬영하느라 참여하지 못했다. 하지만 죠스 2의 제작과정은 순탄치 못했다. ..

프렌치 커넥션(블루레이)

윌리엄 프리드킨 감독의 '프렌치 커넥션'(The French Connection, 1971년)은 할리우드 형사물의 교과서같은 작품이다. 로빈 무어의 동명 넌픽션 책을 영화로 만든 이 작품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1960~70년대 미국은 터키에서 생산돼 프랑스를 거쳐 들어온 헤로인 때문에 몸살을 앓았다. 주로 마르세이유에서 활동하는 프랑스 갱단이 들여 왔는데, 이 때문에 마약 밀매 루트를 프렌치 커넥션이라고 불렀다. 영화는 1960~62년 프렌치 커넥션 수사에 혁혁한 공을 세운 뉴욕 경찰의 에디 이건과 소니 그로소 형사의 이야기를 다뤘다. 길거리에서 마약 사범을 체포한 뒤 우연히 들른 술집에서 자꾸 자리를 옮기는 사람을 수상하게 여겨 미행하다가 우연히 범죄조직을 적발하게 된다. 당시 두 형사는 집요한 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