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롭 마샬 7

메리포핀스 리턴즈(블루레이)

'메리 포핀스'는 영국의 문학가인 파멜라 린든 트래버스가 1934년부터 출간한 시리즈 소설이다. 말썽꾸러기 아이들을 돌보는 보모를 다룬 이 작품은 1988년까지 총 8권이 출간되며 큰 인기를 모았고, 주인공 이름인 메리 포핀스는 보모의 대명사가 됐다. 이를 1964년에 로버트 스티븐슨이 영화로 만든 '메리 포핀스'는 여러 사람들에게 행운을 불러온 작품이다. 원래 이 작품의 주인공으로 내정된 배우는 오드리 헵번이었다. 그런데 브로드웨이의 유명 뮤지컬 '마이 페어 레이디'를 영화로 만들려고 준비하던 워너브라더스에서 이 작품의 주연을 오드리 헵번에게 제안했다. 오드리 헵번은 명성 있는 작품인 마이 페어 레이디를 선택했고 그 바람에 원래 주연을 맡기로 했던 줄리 앤드류스가 밀려났다. 줄리 앤드류스는 몹시 상심했..

토니 베넷: 아메리칸 라이브 클래식(블루레이)

지난해 90세 생일을 넘긴 토니 베넷은 미국의 전설적인 대중 가수다. 초창기에 재즈로 시작해 자신이 좋아했고 나중에 절친이 된 프랭크 시나트라 같은 팝 스타일로 바꿨다. 대표곡은 너무나 유명한 'I Left to My Heart in San Francisco'로, 그의 상징같은 노래다. '아메리칸 라이브 클래식'(an american classic, 2006년)은 그가 2006년 80세 생일을 맞아 미국 공영방송(PBS)과 함께 LA의 빌리 크리스탈홀에서 진행한 42분 분량의 TV쇼다. 하지만 호화찬란한 참가자들을 보면 단순히 TV쇼라고 무시할 게 아니다. 감독은 '시카고' '게이샤의 추억' 등 유명 영화를 만든 롭 마샬이 맡았고 로버트 드니로, 브루스 윌리스, 캐서린 제타 존스,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

숲속으로 (블루레이)

제임스 라핀이 극본을 쓰고 스티븐 손드하임이 곡을 만든 브로드웨이 뮤지컬 '숲속으로'는 독특한 작품이다. '빨간 모자' '신데렐라' '라푼젤' '잭과 콩나무' 등 4편의 이야기를 하나로 섞었다. 각 동화의 주인공들이 여러가지 사연 때문에서 숲 속에서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뤘다. 이야기의 전반은 주인공들의 각 자 사연때문에 동분서주하지만 후반에는 모두가 힘을 합쳐 공동의 과제를 해결한다. 원작자인 제임스 라핀이 이 작품을 쓴 1987년의 최대 위기는 후천성면역결핍증, 즉 에이즈였다. 라핀은 세계를 공포에 빠트린 에이즈를 해결하려면 전세계가 힘을 합쳐야 한다고 봤다. 그의 이런 생각이 동화를 뒤섞은 이 작품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단순히 이야기만 섞은 게 아니라 현실을 반영해 동화를 비틀었다. 신데렐라를 ..

나인 (블루레이)

6개의 아카데미상을 받은 뮤지컬 영화 '시카고'로 주목을 받은 롭 마샬 감독이 두 번째 들고 나온 뮤지컬 영화가 '나인'(Nine, 2009년)이다. 이 영화 역시 '시카고'처럼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영화로 옮겼는데 좀 독특하다. 브로드웨이 뮤지컬이 유명한 이탈리아 영화 거장 페데리코 펠리니 감독의 '8과 1/2'을 원작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원작 영화를 뮤지컬로 바꾼 것을 다시 영화로 옮긴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이 영화는 자신의 9번째 작품을 의미하는 제목처럼 창작의 고통을 겪었던 자전적 이야기를 다룬 펠리니 감독의 원작 영화와 궤를 같이 한다. 9번째 영화를 만들게 된 이탈리아 영화감독 귀도는 아이디어가 쉽게 떠오르지 않아 고통을 겪는 가운데 그동안 숱한 염문을 뿌린 여성들과 관계도 뒤죽..

시카고 (블루레이)

'All That Jazz'라는 노래로 유명한 롭 마샬 감독의 뮤지컬 '시카고'(Chicago, 2002년)는 매력적인 영화다. 살인을 저지르고 감독에 갇힌 여죄수들이 살려고 몸부림치는 내용. 재미있는 것은 하나같이 이들이 살아남기 위해 사기와 거짓말, 권모술수로 일관한다는 것. 얼마나 배심원을 잘 속이고 언론을 이용해 눈물샘을 자극해 무죄를 받아내느냐가 관건이다. 이를 통해 미국 배심원제도의 문제점, 선정적인 주제를 향해 달려드는 옐로 저널리즘, 돈만 밝히며 재판을 부추기는 변호사 등 미국 사회의 여러가지 문제점을 꼬집었다. 그만큼 법을 속이는 악녀들의 이야기도 흥미진진하고 이를 풀어낸 노래와 춤도 흥겹다. 아무래도 뮤지컬의 승부수는 노래와 춤에서 갈리는 법인데 이 작품은 그런 점에서 성공했다. 영화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