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루이스 맥스웰 2

로리타 (스탠리 큐브릭 감독판)

1980년대 모음사에서 출간된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 소설 '로리타'를 처음 읽었을 때, 시적인 떨림을 주던 그 첫 문장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 '롤리타. 내 삶의 빛, 내 몸의 불이여. 나의 죄, 나의 영혼이여. 롤-리-타. 혀 끝이 입천장을 따라 세 걸음 걷다가 세 걸음째 앞니를 가볍게 건드린다. 롤.리.타.' 등장인물에 대한 주인공의 생각을 가장 관능적으로 소개한 문구다. 하지만 그 뒤로 이어지는 이야기는 소화하기 힘든 내용들이다. 중년의 사내가 12세 소녀에게 홀딱 빠져 미국을 떠돌며 사랑의 도피행각을 벌이는 내용. 워낙 센세이셔널한 내용 때문에 훗날 어린 소녀에게 성적으로 집착하는 현상을 가리켜 '로리타 신드롬'이라는 용어까지 낳았다. 거장 스탠리 큐브릭 감독이 만든 '로리타'(Lolita, 19..

007 뷰 투 어 킬

존 글렌(John Glen) 감독의 '뷰 투 어 킬'(A View To A Kill, 1985년)은 007 시리즈 14번째 작품이자 로저 무어(Roger Moore)가 마지막으로 007 제임스 본드를 연기한 영화다. 내용은 샌프란시스코에 지진을 일으켜 실리콘밸리를 물에 잠기게 만든 뒤 자신이 보유한 마이크로칩을 비싼 값에 팔려는 악당의 음모를 막는 007의 활약을 다뤘다. 악당의 음모가 황당한 탓인지 이야기의 집중도도 떨어지고 특수장비 등 볼거리도 별로 없다. 특히 가수 그레이스 존스(Grace Jones)가 악당의 부하였다가 죽기전 007을 돕는 또다른 본드걸로 나오는데, 악역은 잘 어울렸지만 왠지 섹시한 본드걸로 맞지 않는 느낌이다. 듀란듀란이 부른 주제가는 007 주제가 사상 처음으로 빌보드차트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