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루퍼트 와이어트 2

혹성탈출 - 진화의 시작 (블루레이)

인류가 멸망한다. 43년 전 개봉한 '혹성탈출'은 인류의 멸망을 다룬 무시무시한 재앙같은 영화였다. 그 영화가 특히나 충격적이었던 것은 인류가 유인원의 지배를 받는 비참한 모습이었다. 그 모습이 어찌나 끔찍했던지, 어린 시절 TV에서 본 영상이 두고두고 잊혀지지 않았다. 과연 인류가 어쩌다 그토록 나락으로 굴러 떨어졌으며, 유인원들은 어떻게 지배자가 될 수 있었을까. 1편에서는 한 줄의 암시같은 영상이 전부였다. 절반의 해답을 들고 나온 것이 루퍼트 와이어트 감독의 프리퀄 '혹성탈출 - 진화의 시작(Rise of The Planet of The Apes, 2011년)이다. 와이어트 감독의 설정은 그럴 듯 하다. 치매치료제 개발을 위한 실험이 급기야 침팬지에게 놀라운 변이를 일으켰고, 이들이 스스로 자존을..

혹성탈출 : 진화의 시작

중고등학교를 다녔던 1980년대 초반, TV 주말의 명화 시간에 방영하던 오리지널 1968년판 '혹성탈출'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원숭이들이 말을 하고 사람을 노예처럼 부려서가 아니다. 영화적 상상이니, 얼마든 그럴 수 있지 않겠냐며 SF 소설을 보는 것처럼 흥미진진하게 봤다. 하지만 그 무시무시한 충격은 영화가 끝날 때 찾아 왔다. 우주선을 타고 갔다가 이름모를 행성에 불시착한 주인공(찰튼 헤스톤) 일행이, 행성을 지배하던 원숭이들을 피해 바닷가로 말을 달려 달아나가다 커다란 물체에 맞닥뜨린다. 찰튼 헤스톤은 할 말을 잃고 물체를 바라보다가 말에서 내려 바닥에 주저 앉아 절규를 한다. 그가 본 물체는 바닷가에 삐딱하니 쓰러져 반쯤 모래에 파묻힌 자유의 여신상이었다. 원숭이들이 지배하는 이름모를 별은..

영화 2011.0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