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리브 타일러 5

반지의 제왕2 두 개의 탑(4K 블루레이)

피터 잭슨 감독의 '반지의 제왕2 두 개의 탑'(The Lord of the Rings: The Two Towers, 2002년)은 시리즈가 본격적인 정점으로 치달은 작품이다. 각종 기괴한 캐릭터들이 쏟아져 나오며 스펙타클한 전투장면을 연출하면서 3편에 대한 기대치를 한껏 높여 놓았다. 특히 이 시리즈 가운데 최대의 성공 캐릭터로 꼽히는 골룸이 본격 등장한다. 골룸은 인간 내면의 선과 악이 다투는 복잡다단한 심리를 투영한 존재. 그렇다고 이 작품이 단순 볼거리에만 치중한 것은 아니다. 원작자인 톨킨이 그러했듯 처참한 전투장면과 전쟁을 준비하며 이별하는 가족의 슬픔, 죽음을 눈 앞에 둔 사람들의 공포스러운 표정을 통해 반전 메시지를 전달한다. 워낙 대규모 전투 장면이 많다보니 곳곳에 컴퓨터그래픽(CG)이 ..

애드 아스트라(4K 블루레이)

미래의 어느 날 갑자기 우주정거장에 장애가 발생하고 인공위성이 지구로 떨어지면서 수 만명씩 사망하는 등 일대 혼란이 발생한다. 알고 보니 먼 해왕성에서 밀어닥친 전자파 폭풍인 써지가 원인이었다. 미 정부에서는 외계 생명체를 찾기 위해 오래전 탐사에 나섰다가 해왕성 근처에서 표류하는 클리포드 대령(토미 리 존스)이 써지와 관련 있을 것으로 보고 조사대를 급파한다. 마침 아버지의 뒤를 이어 우주인이 된 아들 로이(브래드 피트)가 사건의 진실을 캐기 위한 임무를 띠고 여정에 오른다. 이 과정에서 달과 화성을 경유해 해왕성으로 향하던 로이는 예기치 않은 일들에 휘말리며 위기에 빠진다. 결국 로이는 사건의 실체를 파악하지만 쉽지 않은 결정을 해야 한다. 제임스 그레이 감독의 공상과학(SF) 영화 '애드 아스트라'..

인크레더블 헐크 (4K 블루레이)

세상살이 쉽지 않다. 특히 팍팍한 삶 속에 부조리로 가득찬 뉴스를 보노라면 공분을 느낄 때가 많다. 헐크는 그런 현대인의 마음이 빚어낸 괴물이다. 루이스 리테리어 감독의 '인크레더블 헐크'(The Incredible Hulk, 2008년)는 헐크와 헐크보다 더 추악한 사람들의 욕심이 격돌하는 영화다. 형이상학적 이야기에 몰두했던 이안 감독의 전편과 달리 이 작품은 헐크의 분노를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기본 설정은 스탠 리의 원작 만화 및 1970년대 TV 시리즈와 다를게 없지만 뻥튀기된 악당 덕분에 액션은 속도감있고 박력 넘친다. 악이 강할 수록 아드레날린 분출은 배가 된다는 액션 영화의 공식을 충실히 따른 영화다. 이야기만 놓고보면 전작보다 낫고, 배역도 잘 어울렸다. 청출어람, 1편을 능가한..

스틸링 뷰티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의 '스틸링 뷰티'(Stealing Beauty, 1996년)는 우리나라에서 '미녀 훔치기'란 제목으로 개봉했다. 어머니가 한때 머물렀던 이탈리아의 투스카니 지방을 찾은 한 미국 여성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내용이다. 어머니의 젊은 날을 쫓아 친부를 찾는 이야기는 뮤지컬영화 '맘마미아'를 닮기도 했다. 더불어 주인공 여성은 어머니의 과거를 발판으로 자신도 성숙한 여인으로 거듭나는 계기를 갖는다. 제목이 말해주듯 관음증적인 측면도 있어 창문이나 방문 너머로 여성을 잡는 카메라 앵글을 통해 남성들의 집요한 시선을 표현했다. 카메라를 잡은 인물은 '세븐' '패닉룸' 등을 찍은 유명한 다리우스 콘지. 영상은 DVD의 한계 때문에 베르톨루치 감독이나 콘지가 의도한 특징이 명확하게 살지 않아서..

아마겟돈 (블루레이)

세기말이라 그런지 90년대 후반에는 지구 종말을 다룬 재난 영화가 여러 편 등장했다. 그 중 하나가 마이클 베이 감독의 '아마겟돈'(Armageddon, 1998년)이다. 우주를 떠돌던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해 인류가 멸망 위기에 처한다는 내용은 하필 공교롭게 같은 해에 개봉한 '딥 임팩트'와 같았다. 하지만 해결 방식은 달랐다. 극우 마초 기질이 다분한 마이클 베이 답게 그는 무지막지한 핵탄두를 써서 소행성을 날려 버리는 방법을 택했다. 이를 위해 터프함으로 가득한 브루스 윌리스, 벤 애플렉 등 할리우드 스타들이 대거 동원됐다. 소행성이 지구를 위협하는 설정 자체는 무리가 없다. 퉁구스카 고원에 떨어진 운석도 있었고 지구를 스쳐간 행성도 여럿 있었던 만큼 과학적으로 가능한 이야기지만, 해결 방법은 현실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