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마이클 만 6

블랙코드(블루레이)

마이클 만(Michael Mann) 감독의 '블랙코드'(Blackhat, 2015년)는 제대로 망한 영화다. 미국에서 개봉 첫 주에 2,500여 개 극장에서 개봉했는데도 박스오피스 10위에 그쳤다. 미국에서 개봉 첫 주에 1,2위를 하지 못하면 사실상 흥행하기 힘들다. 그 결과 약 7,000만 달러의 제작비가 들어간 영화인데도 첫 4일간 수입이 400만 달러를 약간 넘는데 그쳤다. 그 바람에 한국을 비롯해 호주, 벨기에 등 여러 나라에서 극장 개봉이 줄줄이 취소됐고 IPTV와 DVD, 블루레이 타이틀 출시로 넘어가 버렸다. '히트' '콜래트럴' '마이애미 바이스' 등 흥행 영화를 줄줄이 만든 마이클 만 감독으로서는 체면을 단단히 구겼다. 그의 작품 중 최대 흥행 실패작이 돼버린 이 작품은 해커의 세계를 ..

마이애미 바이스(블루레이)

'마이애미 바이스'는 1980년대 중반 인기를 끌었던 TV 시리즈다. 돈 존슨과 에드워드 제임스 올모스가 형사 콤비를 이뤄 다양한 사건을 해결하는 수사물이었다. 특히 구릿빛으로 그을린 피부의 웃는 모습이 매력적이었던 돈 존슨이 섹시 가이로 인기를 끌었다. 'morning train'과 007 주제가 'for your eyes only'로 유명한 시나 이스튼도 이 시리즈에 출연한 적이 있다. '마이애미 바이스'는 '스타스키와 허치' 시리즈하고 맥이 닿아 있다. 스타스키와 허치, 마이애미 바이스의 소니와 리카도는 앞 뒤 가리지 않고 저돌적으로 달려 들어 사건 해결을 하는 돌격파 형사들이다. 이들을 통해 관객들은 화끈하고 시원한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여기 주목한 마이클 만 감독이 같은 제목(Miami Vice..

히트 (블루레이)

마이클 만 감독은 남자들의 의리와 사랑을 웅장한 액션과 함께 펼쳐 놓는데 일가견이 있다. 특히 '라스트 모히칸' '콜래트럴' '퍼블릭 에너미' 등을 보면 마치 홍콩 느와르의 미국판을 보는 것처럼 비장미 넘치는 주인공들을 통해 이야기를 끌어간다. 이 같은 감독의 연출 스타일을 대표하는 작품이 바로 '히트'(Heat, 1995년)다. 영화는 은행강도와 이들을 뒤쫓는 형사간에 싹트는 애증을 다뤘다. 오랜 기간 쫓고 쫓기며 앙숙이 된 이들은 옆에 있는 여인보다 서로를 더 잘 이해하게 된다. 하지만 피할 수 없는 최후의 한 판 승부 앞에서는 결코 양보를 하지 않는 이들의 모습을 통해 마이클 만 감독은 과거 서부극의 카우보이들 같은 현대판 도시의 마초들을 그렸다. 여기에 흠뻑 빠져들 수 있는 것은 로버트 드니로와 ..

라스트 모히칸 (블루레이)

1992년 12월 국도극장에서 개봉했던 마이클 만 감독의 영화 '라스트 모히칸'(The Last of The Mohicans, 1992년)을 처음 봤을 때 그 감동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 울창한 숲 속을 휙휙 날며 사슴을 사냥하던 다니엘 데이 루이스의 모습과 다른 인디언 부족에게 끌려간 여인을 되찾기 위해 총을 들고 달려가던 모습, 그리고 마지막 처절한 벼랑 끝 싸움. 그 위로 흐르던 트레버 존스와 랜디 에델만의 웅장한 음악이 어우러진 영상은 광할한 대자연 위에서 펼쳐지는 한 편의 서사시였다. 어려서 계림문고 번역본으로 읽었던 '모히칸족의 최후'가 이렇게 훌륭한 내용이었던가 새삼 되짚어 보게 됐다. 작가인 제임스 페니모어 쿠퍼는 원작 소설에서 미국 독립전쟁으로 이어진 7년 전쟁의 와중에 억울하게 죽어간 ..

퍼블릭 에너미 (블루레이)

마이클 만 감독의 '퍼블릭 에너미'(Public Enemies, 2009년)는 미국 역사상 유명한 강도였던 존 딜린저에 대한 찬양가다. 1930년대 실존했던 미국의 은행강도였던 존 딜린저는 대공황기에 자신들의 배만 불리던 은행들을 골라 털어서 서민들의 절대 지지를 받았다. 실제로 그는 은행을 털던 중 예금을 맡기거나 찾으러 온 사람들의 돈은 손대지 않고 은행 금고의 돈만 가져갔다. 딜린저는 머리도 좋고 신출 귀몰했기에, 초대 FBI 국장이었던 에드가 후버는 그를 공공의 적 1호로 규정하고 경찰력을 총동원해 그를 쫓았다. 이 같은 이야기를 작가 브라이언 버로우가 논픽션 책으로 펴냈고, 다시 마이클 만 감독이 영화로 만들었다. 마이클 만 감독은 '히트' '콜래트럴' 등 경찰과 범죄자와의 긴박한 대립을 다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