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막스 폰 시도우 5

셔터 아일랜드: 4K 블루레이

'셔터 아일랜드'(Shutter Island, 2010년)는 마틴 스콜세지 감독과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만든 거대하고 음울한 서사시 같은 영화다.데니스 르헤인의 소설 '살인자들의 섬'을 각색한 이 영화는 1950년대 미국의 어느 정신병원에서 벌어진 일을 다뤘다. 섬 자체가 거대한 병원인 이 곳에서 여자 환자가 하나 사라진다.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방보안관 테디(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척(마크 러팔로)이 섬에 파견된다. 하지만 사건은 좀처럼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점점 미궁으로 빠져든다.그러던중 테디는 뜻하지 않게 환자로부터 정신병원의 비밀을 듣게 된다. 정부가 공산주의자들을 세뇌하기 위해 병원에 가두고 뇌수술을 자행하고 있다는 것.그때부터 테디는 병원의 비밀을 캐내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하지만 이 ..

로빈 후드 (4K 블루레이)

영국의 전설적 영웅 로빈 후드는 서양판 홍길동이다. 둘 다 못된 부자나 탐관오리를 털어 가난한 사람을 돕는 의적이었다. 다만 홍길동은 허균이라는 원작자가 있는 반면 로빈 후드는 백성들의 입을 통해 전해져 온 민담이라는 점이 다르다. 그만큼 로빈 후드가 실존 인물인지, 가공의 인물인지도 불분명하다. 무리들과 숲에 숨어 살면서 신기에 가까운 활 솜씨로 악당들을 혼내주고 약자를 돕는 로빈 후드는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매혹적이다. 당연히 숱한 문학 작품과 영화의 소재가 됐다. 영화만 해도 더글라스 페어뱅크스가 주연한 무성영화 '로빈후드'(1922년)를 비롯해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숀 코네리와 오드리 헵번 주연의 '로빈과 마리안'(1976년), 케빈 코스트너 주연의 '로빈 훗'(1991년) 등 다양하다. 여기에 ..

삼나무에 내리는 눈

스콧 힉스 감독의 '삼나무에 내리는 눈'(Snow Falling On Cedars, 1999년)은 미국의 아픈 역사에 메스를 들이 댄 영화다. 그것도 인디언 학살이나 노예제처럼 먼 옛날이 아닌 그리 얼마 거슬러 올라가지 않는 과거의 상처다. 이 영화는 미국이 미국 시민을 어떻게 다루었는 지 치부를 드러낸 작품이다. 어찌보면 다인종 다민족 국가인 미국의 딜레마를 여실히 보여준 셈이기도 하다. 내용은 1950년대 어느 바닷가 마을에서 주검이 발견되면서 마녀 사냥처럼 미국 시민권자인 일본인 젊은이가 살인범으로 몰리게 된 이야기다. 당시 미국은 일본을 상대로 제 2 차 세계대전을 치른 지 얼마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러니 사실 여부를 떠나 일본인 피의자에게 좋은 감정을 가질 리 없다. 오히려 일본계 젊은이는 적..

승리의 탈출

지금도 그런 지 모르겠지만, 예전에는 중고등학교때 시험이 끝나면 학교에서 단체로 영화를 보러 갔다. 그렇게 중학교때 단체관람한 영화 중 하나가 존 휴스턴 감독의 '승리의 탈출'(Escape to Victory, 1981년)이다. 이 영화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에 포로로 잡힌 연합군이 독일군과 축구 시합을 벌이는 내용이다. 당시 '록키'로 유명했던 실베스터 스탤론과 영원한 축구 영웅 펠레가 나오는 것만으로도 꽤 인기가 좋았던 영화다. 연합군 포로들은 독일군과의 축구 시합을 집단 탈출의 기회로 삼으려 하지만, 정작 선수들은 끝까지 승부를 겨루려는 스포츠 정신을 지킨다. 결말이 급작스러운 해피 엔딩으로 치달으며 엉성하게 마무리 되지만 축구 시합은 꽤 긴박하게 잘 그렸다. 그리고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 (블루레이)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SF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Minority Report, 2002년)는 미래를 빌어 현재의 민주주의를 비판하는 영화다. 미래를 내다보는 3명의 예지자가 살인사건을 예고하면 경찰이 출동해 사전 예방하고 미래의 범인을 체포하는 내용이다. 그런데 3명의 예지자 가운데 더러 다른 미래를 보는 경우가 있고, 2명의 의견과 다른 소수 의견, 즉 마이너리티 리포트가 묵살되면서 심각한 오류가 발생한다. 이를 가만 뜯어보면 원작자인 필립 K 딕은 다수의 의견을 좇는 가운데 올바른 소수의 의견이 묵살되는 경우를 냉철하게 꼬집었다. 여기에는 사회비판적이었던 필립 K 딕의 성향이 강하게 작용했다. 이 같은 묵직한 내용을 스필버그 감독은 느와르 분위기를 가미해 제대로 살렸다. 특히나 블리치 바이 패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