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매기 스미스 3

비커밍 제인(블루레이)

'오만과 편견' '센스 앤 센서빌리티' 등의 작품을 쓴 영국의 여류 소설가 제인 오스틴은 남녀의 사랑이야기를 잘 다루기로 유명하다. 단순히 이상적인 로맨스가 아닌 현실적인 사랑 이야기를 설득력 있게 잘 묘사해 국내에서도 많은 공감을 얻고 있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제인 오스틴은 42세에 세상을 뜨기까지 길지 않은 생을 독신으로 살았다. 물론 독신이라고 해서 연애경험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연애 이야기를 잘 쓴 소설가 치고는 의외다. 과연 제인 오스틴의 이성적이고 현실적인 사랑 이야기는 어디서 나온 것일까. 줄리언 재롤드 감독의 '비커밍 제인'(Becoming Jane, 2007년)은 이 부분을 중점적으로 다룬 영화다. 존 스펜스가 2003년에 쓴 소설 '제인 오스틴'을 토대로 만든 이 작품은 사실과 작가의..

전망 좋은 방(블루레이)

이탈리아의 아름다운 도시 피렌체를 다룬 영화라면 '냉정과 열정사이' '인페르노' 등을 떠올릴 수 있다. 여기에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 제임스 아이버리 감독의 '전망좋은 방'(A Room With A View, 1985년)이다. EM 포스터의 원작 소설을 영화로 만든 이 작품은 피렌체로 여행을 떠난 여인이 우연히 마주친 남성과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다. 하지만 약혼자가 있는 여인의 사랑은 결코 쉽지 않다. 여인은 약혼자 때문에 애써 피렌체에서 만난 남성을 외면하지만 그렇다고 약혼자에게 빠져드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고리타분하고 모범생같은 약혼자 보다는 피렌체에서 만난 자유분방한 남성에게 끌린다. 이를 지켜본 사람들은 때로는 여인의 위험한 사랑을 경계하고, 때로는 진정한 사랑을 충고한다. 그만큼 주인공과 주변..

베스트 엑조틱 메리골드 호텔 (블루레이)

은퇴한 일곱명의 영국 노인들이 새 삶을 찾아 인도에 도착한다.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본 화려하고 우아한 궁전식 호텔에서 남은 생을 보내기 위해서다. 그러나 그들이 본 호텔 광고는 그야말로 한 편의 신기루였다. 여기저기 낡아서 보수도 제대로 돼 있지 않은 호텔은 심지어 문짝조차 없는 방도 있으며, 침대 위에 비둘기들이 잔뜩 앉아있는 먼지투성이 새장같은 곳이었다. 허풍 심한 인도 청년의 낚시질에 걸려도 제대로 걸려든 것이다. 그래도 노인들은 포기하지 않는다. 개중에는 환불해달라고 소리치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존 매든 감독의 '베스트 엑조틱 메리골드 호텔'(The Best Exotic Marigold Hotel, 2012년)은 보면 볼 수록 빠져드는 은근한 매력이 있는 영화다. 황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