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멜라니 로랑 2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4K)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은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Inglourious basterds, 2009년)을 만들면서 "독일인은 제2차 세계대전 영화를 죄책감을 갖고 보는데 익숙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동족을 방망이로 개 패듯 때려잡고 머리가죽을 벗겨내며 이마에 칼로 하켄 크로이츠를 새기는 잔혹성도 독일인들이 익숙하게 볼지 의문이다. 지금까지 제2차 세계대전 영화 속 독일군은 잔혹한 폭력의 가해자였다. 그러나 이 작품에서는 독일군들이 처참한 폭력의 희생자가 됐다. 내용은 미군 특공대가 유럽에 침투해 히틀러 암살을 노리는 이야기. '바스터즈'라 불리는 미군 특공대는 '한 만큼 돌려준다'는 모토 아래 잔혹하게 독일군을 죽여 공포에 떨게 한다. 무엇보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이야기는 2시간 30분이 언제 지나갔는지..

더 콘서트 (블루레이)

라두 미하일레아누 감독의 '더 콘서트'(The Concert, 2009년)는 인간의 자유 의지를 예술에 빗대어 표현한 영화다. 미하일 바리시니코프의 '백야'(http://wolfpack.tistory.com/entry/백야)처럼 정부의 억압된 정책 때문에 제대로 대우받지 못하던 예술인들이 우연히 알게 된 서방의 공연 정보를 계기로 다시 예술혼을 불태우는 내용이다. 그런데 그 과정이 결코 정치적이거나 심각하지 않고 코믹하다. 주인공 일행은 명문인 볼쇼이 오케스트라 행세를 하면서 일종의 대사기극을 연출한다. 물론 결말의 반전은 예상 가능한 뻔한 이야기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기대를 하고 보게 만드는 것은 음악의 힘이다. 초반 흘러나오는 모짜르트의 피아노협주곡 21번이나 대미를 장식하는 차이코프스키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