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를 가르는 할복이나 무조건 적을 향해 칼을 움켜쥐고 달려드는 사무라이 영화는 일본식 광기를 느끼게 한다. 미이케 다카시 감독의 '13인의 자객'(2010년)도 마찬가지. 학정을 일삼는 영주를 타도하기 위해 모인 13명의 무사가 수많은 적들을 해치우는 내용은 오래 전 영화 '7인의 사무라이'나 떠돌이 검객을 다룬 '요짐보' '아들을 동반한 무사'를 떠올리게 한다. 1963년 영화를 새로 만든 만큼 볼거리를 대폭 늘린 점이 특징. 특히 싸움 장면에 볼거리가 집중됐다. 무려 50분 가까운 시간을 칼싸움에 할애했다. 피가 튀고 신체가 잘리는 것은 물론이고 컴퓨터 그래픽까지 동원해 요란한 폭발과 불 맞은 소까지 등장한다. '이치 더 킬러' '비지터 큐'처럼 눈살이 찌푸려지는 하드고어류를 잘 만드는 괴팍한 다카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