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아무리 되풀이해도 고통받는 것에 익숙치 않다. 남의 고통을 지켜보는 것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고통과 싸우는 인간의 모습을 지켜봐야 하는 이 영화가 더 할 수 없이 고통스럽다. 고통받는 사람보다 이를 지켜보는 사람의 고통이 절절하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그 고통의 무게를 어찌나 무겁게 잘 표현했던지 훌륭한 작품인데도 불구하고 가슴이 아파 두 번 보고 싶지 않을 정도다.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제작, 감독, 출연하고 음악까지 작곡한 '밀리언 달러 베이비'(Million Dollar Baby, 2004년)는 흔치 않게도 여자 권투선수와 그를 키워내는 트레이너의 이야기를 다뤘다. 어려움을 이겨내고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밀도있게 다룬 감독의 연출력은 물론이고 보는 이를 사로잡는 배우들의 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