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바네사 레드그레이브 3

미션 임파서블 (4K 블루레이)

'미션 임파서블'(Mission: Impossible, 1996년)은 원래 1960, 70년대 인기를 끌었던 TV시리즈다.1978년 타계한 미국의 프로듀서 브루스 겔러가 1966년부터 1973년까지 CBS에서 방영된 이 시리즈의 각본을 직접 쓰고 연출까지 맡았다. 국내에서도 '제 5 전선'이라는 제목으로 KBS에서 방영했다.TV 시리즈는 워낙 오래 전에 봐서 내용이 기억나지 않지만 사람을 흥분시키는 유명한 주제곡은 지금도 또렷이 기억한다. 랄로 쉬프린이 작곡한 메인 테마는 지금도 영화에서 계속 쓰이고 있다.1996년 영화용으로 다시 만든 이 작품이 개봉할 때만 해도 TV 시리즈의 긴박감을 제대로 살릴 수 있을 지 반신반의했다. 그런데 의외로 훌륭했다.공포 스릴러에 강한 브라이언 드 팔머 감독이 메가폰을 ..

폭스캐처 (블루레이)

1996년 1월26일,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살인 사건이 미국에서 일어났다. 한 중년 남성이 또다른 남성을 아무 이유없이 권총으로 쏴 죽인 것이다. 요즘으로 말하면 '묻지마' 살인이다. 놀라운 것은 사건보다 피해자와 범인이다. 피해자는 LA올림픽 레슬링 부문 금메달리스트인 데이브 슐츠. 살해범은 놀랍게도 억만장자인 존 듀폰이었다. 바로 케블러라는 특수섬유를 개발한 세계적인 화학기업 듀폰의 창업주 4대손이다. 레슬링을 좋아해서 미국 레슬링협회를 적극 후원했던 존 듀폰은 엄청난 규모의 펜실베니아 자택에 레슬링 훈련장을 지어놓고 사설 레슬링팀까지 운영했다. 뿐만 아니라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데이브 슐츠를 코치로 초빙해 88 서울올림픽에 출전한 사설 레슬링팀의 훈련을 맡겼다. 그런데 왜 존 듀폰은 갑자기 데이..

어톤먼트

조 라이트 감독의 영화는 언제나 오래된 사진첩을 보는 것처럼 따뜻하다. 그것이 가슴 벅찬 사랑 이야기든, 애잔한 이별 이야기든 상관없이 그가 만든 따뜻한 영상은 오래도록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드는 마법같은 힘이 깃들어 있다. '오만과 편견'이 그랬고 후속작인 '어톤먼트'(Atonement, 2007년)도 마찬가지다. 이완 맥이완의 원작 소설을 영화로 만든 이 작품은 질투에 눈이 먼 소녀의 거짓말이 가져온 가슴아픈 이별과 안타까운 사랑을 그리고 있다. '오만과 편견'처럼 창 틈으로 스며드는 햇살과 은은한 촛불 등 국지 조명을 통해 인물들을 아련하게 표현한 영상이 일품이다. 마치 한 편의 영상시를 보는 것처럼 그림이 아름답다. 원작 소설만큼 복잡다단하게 얽히고 설킨 인물들의 감정의 깊이를 모두 담아내지는 못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