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 스나이더 감독의 '써커펀치'(Sucker Punch, 2011년)는 만화와 게임이 결합된 하이브리드 무비다. 발칸을 들고 시공간을 뛰어넘어 등장한 사무라이와 공룡이 불을 뿜고 비행선이 나르는 전장에서 폭격기와 자동소총으로 결투를 벌이는 장면은 영락없는 비디오 게임이다. 여기에는 '300' '새벽의 저주' '왓치맨' 등을 만든 잭 스나이더의 만화적 상상력과 '귀무자' '데빌메이크라이' 등 줄거리에 따라 스테이지가 바뀌는 비디오게임의 구성이 결합됐다. 따라서 리얼리티를 논하는 것은 이 영화에서 의미가 없다. 심지어 비디오게임을 해보지 않았다면 스테이지 구성 형태의 이야기를 따라가기도 버겁다. 그만큼 액션에 치중한 나머지 기본적인 이야기 구조가 무너진 것이 이 영화의 한계다. 오죽했으면 줄거리조차 이해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