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바즈 루어만 4

위대한 개츠비 (4K 블루레이)

미국을 대표하는 소설가 중의 한 명인 F 스콧 피츠제럴드는 1896년 미네소타주 세인트폴에서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다. 다행히 부유한 외가 덕분에 프린스턴대학에 입학할 수 있었으나 거기서 만난 돈 많은 은행가 딸인 지니브러 킹에게 가난하다는 이유로 거절을 당했다. 대학 4학년때 제 1 차 세계대전이 일어나 그는 자원 입대해 육군 소위로 복무했다. 그때 판사의 딸이었던 젤다 세이어를 만나 교제를 하고 약혼까지 했으나 역시 가난 때문에 파혼당했다. 이처럼 가난 때문에 빚어진 두 번의 파혼은 평생 피츠제럴드에게 상처가 됐고 작품 곳곳에 흔적으로 남았다. 다행히 자전적 소설 '낙원의 이쪽'이 성공해 파혼 당했던 젤다와 다시 만나 결혼했다. 그가 작가로서 절정에 오른 것은 지금까지 미국을 대표하는 소설로 꼽..

로미오+줄리엣 (블루레이)

로미오와 줄리엣은 말이 필요없는 전세계 연인들의 상징이다. 비록 끝이 좋지는 않지만 목숨을 걸만큼 열렬한 사랑은 모든 연인들의 가슴을 뜨겁게 만든다. 영국의 대문호 세익스피어의 4대 비극 가운데 하나로 알려졌으나 오페라, 연주곡 등으로도 만들어졌다. 영화 중에서는 단연 프랑코 제퍼렐리 감독의 1968년작 '로미오와 줄리엣'을 꼽을 수 있다. 가장 원작에 충실한 내용하며 탄탄한 연출을 보면 프랑코 제퍼렐리 감독이 거장 소리를 듣는 이유를 알 수 있다. 특히 출연 당시 15세의 올리비아 핫세는 완벽한 줄리엣 그 자체였다. 그런 점에서 바즈 루어만 감독의 '로미오+줄리엣'(1996년)은 기대에 한참 못미쳤다. 화려하고 이색적인 것을 좋아하는 루어만 감독은 이 작품을 현대로 옮겨 총싸움 이야기로 바꿔 놓았다. ..

물랑루즈 (블루레이)

바즈 루어만 감독의 '물랑루즈'(Moulin Rouge, 2001년)는 그의 작품 가운데 가장 재기발랄한 영화다. 19세기 말 프랑스 파리의 유명한 카바레였던 물랑루즈를 중심으로 무희와 젊은 작가의 사랑을 담았다. 두 사람의 사랑이야기 속에 당시 시대 풍습을 풍경화처럼 담은 점이 돋보인다. 몸 파는 여인과 가난한 작가의 힘든 사랑은 알렉상드르 뒤마의 소설 '춘희'나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체의 신화적 구성을 닮았다. 이 영화의 독특한 점은 뮤지컬적인 요소다. 늘 음악과 영상의 적절한 조화를 신경쓰는 루어만 감독은 이번 작품을 아예 작정하고 뮤지컬로 만들었다. 등장인물의 감정이나 이야기 전개를 팝, 댄스, 록, 힙합 등 다양한 음악을 동원해 표현했다. 영화를 보면서 귀에 익은 노래들이 어느 장면에 어떻게 쓰였..

오스트레일리아 (블루레이)

바즈 루어만 감독의 '오스트레일리아'(Australia, 2008년)는 되도록 큰 화면으로 보는 게 좋다. 호주의 광활한 자연을 담은 영상은 풀HD 프로젝터를 이용해 100인치 이상 대화면으로 펼쳤을 때 진가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사람의 발길이 잘 닿지 않는 킴벌리 지역의 장엄한 풍광은 보는 것 만으로도 감탄이 절로 나온다. 여기에 지축을 울리며 달리는 소떼와 '진주만' 폭격을 연상케 하는 일본군의 공습 등 컴퓨터 그래픽을 동원한 볼거리가 더해져 눈을 심심치 않게 해준다. 그러나 내용은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다. 남편을 찾아 홀로 호주에 도착한 영국의 귀부인이 거친 야생마 같은 남자를 만나 정착하게 되는 이야기다. 로맨스를 기본으로 적당한 모험과 가족애가 양념처럼 곁들였다. 특히 루어만 감독이 호주 출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