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박상면 3

달마야 놀자(블루레이)

박철관 감독의 코미디 '달마야 놀자'(2001년)는 기존 조폭 영화들과 결이 다른 영화다. 이 영화는 깡패들끼리 주먹다짐에 초점을 맞춘 기존 조폭 영화와 달리 조폭들과 중들의 대결이라는 독특한 소재로 웃음을 줬다. 내용은 다른 조직과 싸움을 벌인 조폭 재규(박신양) 일당이 피신한 곳이 하필 절이다. 당연히 이들을 달가워하지 않는 중들과 재규 일당은 그때부터 서로 기싸움을 벌인다. 어떻게든 절에 머물려는 재규 일당과 이들을 쫓아내려는 중들은 서로 시합을 벌인다. 여기서 재미있는 것은 웃음의 소재가 조폭들의 싸움과 욕설이 아닌 중들과 조폭이라는 황당한 조합이다. 오히려 이 영화는 험한 욕설이 한마디도 등장하지 않는다. 대신 이들은 삼천배 대결, 주지승의 수수께끼 같은 화두 풀기, 족구와 369게임, 화투 등..

반칙왕 (블루레이)

1970년대 흑백 TV 시절 최고의 스포츠 중계방송은 단연 프로레슬링이었다. 레슬링이 있는 날이면 집으로 뛰어들어와 책가방을 던져두고 TV 앞으로 달려갔던 기억이 난다. 김일, 여건부, 천규덕 등은 당대 최고의 영웅이었고 상대적으로 일본의 이노키 선수는 최고의 악당이었다. 레슬링 인기가 얼마나 높았던지, 일본에서 만든 '타이거마스크'라는 TV 만화영화도 들여와 방송했다. 김지운 감독의 '반칙왕'(2000년)은 과거 레슬링에 대한 향수가 어린 작품이다. 특이하게도 70년대 최고의 인기를 구가했으나 지금은 쇠락한 프로레슬링을 통해 현대인들의 꿈과 삶의 희망을 이야기한다. 그만큼 웃음과 페이소스가 공존하는 작품이다. 그다지 유능하지 못한 은행원(송강호)이 어느 날 우연히 레슬링 도장을 발견하고 어린 시절 우상..

7번방의 선물

여러가지 말이 되지 않는 소소한 것들은 영화라서 그러려니 하고 넘어갈 수 있겠지만 기본적인 설정 자체가 황당한 것은 어찌할 수가 없다. 이환경 감독의 영화 '7번방의 선물'이 그런 영화다. 억울하게 사형수 누명을 뒤집어 쓴 아빠를 위해 홀로 남겨진 아이를 감방에 데려와 함께 살면서 눈물 콧물을 빼는 드라마다. 아이를 물건 차입하듯 감옥에 데려와 함께 산다는 설정 자체가 황당하다. 영화니 그럴 수 있다고 치면, 이야기 자체가 판타지가 돼버린다. 세상에 존재할 수 없는 모든 것들을 상상으로 받아들이면 '반지의 제왕'이나 '엑스맨'과 다를 게 없다. 그만큼 영화는 현실에 뿌리를 두고 있지 않기에 TV 막장드라마처럼 이야기 구조 자체가 취약하고 작위적이다. 살인범 누명을 쓰는 상황은 그렇다 쳐도 주인공의 상태를..

영화 2013.0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