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박헌수 2

완벽한 파트너

연애가 창작의 원천이 될 수 있을까. 창작의 영감을 구하는 방법은 여러가지이니,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박헌수 감독의 '완벽한 파트너'(2011년)는 이를 소재로 다룬 로맨틱 코미디 영화다. 한계에 부딪친 시나리오 작가와 요리연구가가 젊은 피들과 연애를 통해 서로에게 필요한 아이디어의 물꼬를 트는 이야기다. 창작의 고통이 현실감있게 다가오는 것은 감독의 경험이 많이 반영됐기 때문. '결혼이야기' '싱글즈' 등 히트작들의 각본을 쓴 시나리오 작가 출신인 감독은 시나리오 강사 시절 가르친 방법들과 요리 강사인 아내에게 들은 이야기들을 적절하게 녹여냈다. 무엇보다 관심을 끄는 것은 창작의 원천이 연애라는 점이다. 당연히 섹스가 주를 이루다 보니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그것도 나이 차이 나는 선생과 제자..

투 가이즈

영화를 보다 보면 간혹 도대체 왜 만들었을까 싶은 작품이 있다. 만든 사람들에게 미안한 얘기지만, 재미도 없고 남는 것도 없으면 그런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박헌수 감독의 '투 가이즈'(2004년)도 그런 영화다. 제목부터 '투캅스'를 흉내 낸 듯한 이 작품은 잘 웃기는 남자 박중훈과 차태현 콤비를 내세운 버디물로 대리운전기사와 3류 건달이 우연히 주운 반도체 가방 때문에 국제범죄조직에 쫓기는 내용이다. 영화는 시종일관 넘어지고 쓰러지는 슬랩스틱 코미디와 두 배우의 익살에만 의존한다. 그렇지만 박중훈, 차태현의 코미디는 그동안 두 사람의 출연작에서 많이 봤던 이미지의 중첩이어서 씁쓸함을 자아낸다. 오히려 이 작품은 두 배우의 한계를 드러낸 듯해서 아니 출연한 것만 못하게 됐다. 1.85 대 1 애너모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