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소와 오종 감독의 작품들은 범상치 않은 독특한 이야기로 유명하다. 여기에 파격적 영상과 아름다운 음악으로 시청각적 충격을 더한다. 그런데 '타임 투 리브'(Le Temps Qui Reste, 2005년)는 다르다. 마치 김기덕 감독이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으로 자신의 내면에 침잠하듯 이 작품은 죽음에 천착한다. 사진작가인 로맹(멜빌 푸포)이 말기암 선고를 받고 얼마 남지 않은 생의 마지막 날들을 조용히 정리하는 이야기다. 하지만 그 과정이 오종 감독 답게 결코 범상치 않다. 사랑하지만 아픔을 주지 않기 위해 게이 연인과 결별을 하고, 간절히 아기를 원하지만 남편의 무정자증 때문에 괴로워하는 부부에게 아기를 선물한다. 우리네 문화로 보면 쉽게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이지만 오종 감독은 이를 담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