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밥 딜런 4

인사이드 르윈(블루레이)

1960년대는 미국이나 우리나 포크음악의 시대였다. 미국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우리 대중문화는 1960년대 쎄시봉을 중심으로 조영남 윤형주 송창식 등 포크 가수들이 주류를 이루며 큰 인기를 끌었다. 미국도 마찬가지. 밥 딜런으로 대표되는 미국 포크음악은 존 바에즈, 피터 폴 앤 메리를 거쳐 사이먼 앤 가펑클까지 미국의 서정적인 감성을 대변했다. 조엘과 에단 등 코엔 형제가 이번에는 1960년대 포크 음악에 꽂혔다. 그들이 만든 '인사이드 르윈'(Inside Llewyn Davis, 2013년)은 밥 딜런이 등장하기 전인 1960년대 미국 뉴욕의 그리니치 빌리지를 배경으로 살아가는 불운한 포크 가수의 삶을 다뤘다. 카페를 전전하며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포크 가수 르윈(오스카 아이삭)은 불투명한 미래 못..

아임 낫 데어(블루레이)

밥 딜런(1941~)은 다재다능한 예술가다. 한 시대를 풍미한 가수이면서 화가이고 노벨문학상을 받은 시인이다. 서부극 '관계의 종말'을 비롯해 몇 편의 영화에 출연했고 유대인인데도 기독교에 빠져 가스펠을 부르며 복음을 전파했다. 한 가지도 제대로 하기 힘든데 이토록 여러 가지 분야에서 활약한 것을 보면 타고난 천재인 모양이다. 특히 그가 대중음악에 미친 영향은 독보적이다. 1960년대 딜런의 포크 음악은 당시 플라워 무브먼트와 함께 미국을 휩쓸었다. 단순히 유행가로 인기를 얻는데 그친 것이 아니다. 평화와 반전, 차별 반대와 화합을 부르짖은 정치색 강한 그의 노래들은 그 자체가 강력한 메시지를 내뿜는 선동이었다. 1963년 발표한 앨범 'Freewheeling'이 대표적으로, 대중뿐 아니라 많은 영미권 ..

노킹 온 헤븐스 도어(블루레이)

토마스 얀 감독의 데뷔작 '노킹 온 헤븐스 도어'(Knockin' On Heaven's Door, 1997년)는 제목이 말해 주듯 가수 밥 딜런이 부른 같은 제목의 유명한 명곡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 이 노래는 밥 딜런이 1973년에 출연했던 서부극 '관계의 종말'(http://wolfpack.tistory.com/entry/관계의-종말)을 위해 그가 만들어 불렀다. 밥 딜런은 이 영화의 음악을 담당했는데 그 중 이 노래가 가장 유명하다. 영화의 흥행을 떠나 노래가 크게 히트했고 여러 가수들이 다시 부르기도 했다. 이 영화에서도 밴드 젤리크가 다시 불렀다. '관계의 종말'에서는 총을 맞고 죽어가는 남편을 바라보는 아내의 모습 위로 이 노래가 흐르며 더할 수 없이 스산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 영화도 크게..

관계의 종말

폭력 미학의 거장 샘 페킨파 감독의 작품들은 가슴 떨리는 설레임이 있다. 걸작 '관계의 종말'(Pat Garrett & Billy The Kid, 1973년)도 마찬가지다. 이 작품은 우리가 흔히 아는 서부극을 눈물 나도록 아름답고 가슴 뭉클한 서정으로 그려낸 걸작이다. 다만 국내 제목을 누가 이렇게 바꿔 놓았는 지 모르겠지만, 황당한 제목이 작품의 진가를 가려 버렸다. 내용은 1850~80년대 실존했던 미국의 전설적인 무법자 빌리 더 키드와 그를 사살한 보안관 팻 개럿의 숙명적인 대결을 다뤘다. 언제나 그렇듯 페킨파 감독은 죽음의 순간을 특유의 슬로 모션으로 다뤘다. 숨 막히는 긴장의 순간 폭발하듯 총격전이 벌어지고, 선명한 붉은 피를 뿌리며 사람들이 쓰러지는 모습을 느리게 묘사한 장면은 마치 한 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