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백조의 호수 3

매튜 본의 백조의 호수(블루레이)

발레 공연에 익숙한 사람들도 매튜 본의 무용극 '백조의 호수'(Matthew Bourne's Swan Lake, 2012년)를 보면 당혹스러울 수 있다.우리가 익히 아는 그 공연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공연은 한마디로 파격적이다.차이코프스키의 음악을 동일하게 사용하지만 기존 발레극의 모든 것을 뒤업는 파격을 통해 가치 전복을 시도한다. 가장 놀라운 것은 백조들이다.이 공연의 백조들은 모두 근육이 우락부락한 남성들이다. 하늘하늘한 레이스가 달린 흰색 발레복을 입은 여성들이 차이코프스키의 곡에 맞춰 우아하게 무대 위를 수놓는 모습은 볼 수 없다.대신 거친 남성들이 위압적이며 거칠고 폭력적인 백조를 연기한다. 때로는 그 모습이 기괴하고 공포스럽기까지 하다.이 같은 백조의 변신은 출발부터 다른데서 시작됐다. 기..

빌리 엘리어트 (블루레이)

석탄 가루가 풀풀 날리는 탄광촌, 마을을 벗어난 적이 없는 광부들이 대부분인 그 곳에서 남자들의 위안거리는 축구와 권투다. 이런 곳에서 발레를 배우겠다고 하면 단연 웃음거리가 되거나 게이로 의심을 받는다. 11세 소년 빌리 엘리어트, 그는 그런 편견을 깨고 과감히 발레리노에 도전을 한다. 스티븐 달드리 감독의 '빌리 엘리어트'(Billy Elliot, 2000년)는 척박한 환경을 뚫고 꿈을 위해 도전하는 소년의 이야기다. 우군이 별로 없는 환경에서 빌리의 도전은 눈물겹고 코믹하다. 달드리 감독은 빌리의 도전을 잔잔한 에피소드와 함께 묘사해 재미와 감동을 준다. 권투를 배우던 소년이 갑자기 춤을 배우니, 서툴고 엉성할 수 밖에 없는데 이를 진솔하면서도 코믹하게 묘사했다. 더불어 1970, 80년대 크게 유..

블랙스완 (블루레이)

요즘 빅뱅의 '몬스터'라는 노래를 꽤 좋아하는데, 이 노래를 듣다보면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의 '블랙스완(Black Swan, 2010년)이 생각난다. 완벽을 추구하는 예술가들의 중압감과 스트레스를 환상적으로 표현한 작품인데, 결국 주인공은 자기와의 싸움에서 처참하게 무너지며 괴물이 되고 만다. 그래서 그런지, 빅뱅의 노래와 뮤직비디오가 이 영화하고 맞닿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영화는 기본적으로 차이코프스키의 발레 '백조의 호수'를 모티브로 하고 있다. 백조와 흑조를 한 명의 발레리나가 연기해야 하는 특성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두 사람이 되어야 하는 설정은 그대로 주인공의 자아분열로 이어진다. 이를 감독은 긴장감있는 영상과 공포스런 설정으로 절묘하게 묘사했다. 영화를 보다보면 주인공의 스트레스가 그대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