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변산반도 2

아가씨 (블루레이)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2016년)는 그의 작품관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영화다. '올드보이' '친절한 금자씨' '박쥐' 등에서 충격적이고 파격적인 내용을 선보였던 그는 이 작품에서도 여전히 독특한 소재를 다뤘다. 박 감독은 자신의 작품중에서 대중적인 작품이라고 소개했지만 그의 작품을 많이 보지 않은 사람들 입장에서 보면 여전히 충격적이고 변태적이며 가학적이다. 흔치 않은 외설적 취미를 가진 조선인과 이를 이용한 사기꾼 무리들의 변태적 행각, 이 과정에 드러나는 여배우들의 적나라한 동성애 장면, 서슴치 않고 손가락을 깍두기 썰 듯 잘라버리는 폭력 장면 등은 여전히 '올드보이'의 궤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만큼 경우에 따라 보는 사람들을 불쾌하게 만들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보면 그의 작품 중 진정 대..

다른 나라에서

홍상수 감독의 '다른 나라에서'(2011년)는 이자벨 위페르가 출연해서 화제가 된 작품이다. 그의 영화 중에 외국인이 주인공으로 나온 작품도 처음이거니와, 프랑스의 유명한 여배우가 주인공을 맡았으니 관심을 끌 수 밖에 없다. 평소 홍 감독 영화를 좋아한 위페르는 출연 제의를 받았을 때 흔쾌히 응했고, 저예산 영화라는 점을 알고 매니저나 코디네이터 일체 거느리지 않고 혼자 방한했단다. 영화는 보이지 않게 연결된 서로 다른 3편의 이야기로 구성돼 있다. 배우와 장소만 동일할 뿐 그들이 빚어내는 상황과 이야기는 제각각이다. 다만 등대, 우산, 해변, 안전요원, 텐트, 펜션 등 어떤 요소들이 공통적으로 얼굴을 내밀며 마치 토막난 꿈처럼 각기 다른 단편이지만 연결성을 암시한다. 홍 감독의 영화가 언제나 그렇듯 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