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브루노 간츠 2

베를린 천사의 시 - 콜렉터스 에디션

제 40 회 칸영화제 감독상에 빛나는 빔 벤더스 감독의 '베를린 천사의 시'(Der Himmel Ueber Berlin, 1987년)는 천사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 본 이야기다. 사람들의 힘든 생활을 위무해 주던 수호 천사가 직접 사람이 되기로 결심하고 세상으로 뛰어 든다. 마치 찰스 디킨스의 '크리스마스 캐럴'에 나오는 유령처럼 베를린 곳곳을 떠돌며 사람들의 마음을 들여다 보던 천사들은 지치고 힘든 인간들의 아픈 삶과 역사를 본다. 그것만 봤다면 결코 천사의 날개를 떼어버리지 않았을 텐데, 힘든 삶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않고 살아가려는 여인을 만난다. 결국 천사는 아름다운 여인과 아침 커피에 빠져 세상으로 내려 온다. 빔 벤더스 감독은 한 편의 동화같고 판타지 같은 이야기를 천사와 사람의 관점을 오가며 아..

몰락 - 히틀러와 제 3 제국의 종말

제 2 차 세계대전이 끝난 지 70년이 다 돼 가지만 아직도 유럽에서 나치는 금기시된 단어다. 오죽하면 하켄크로이츠의 사용을 아직도 금하고 있다. 하물며 독일에서는 말할 것도 없다. 아직도 원죄 의식을 갖고 있는 탓에 나치 독일을 입에 올리는 것을 꺼린다. 그래서 그들의 시각에서 다룬 제 2 차 대전 관련 영화가 드물다. 볼프강 피터젠 감독의 '특전 유보트'가 주목을 받았던 것도 같은 이유 때문이다. 그런데 올리버 히르쉬비겔 감독이 만든 '몰락-히틀러와 제 3 제국의 종말'(2004년)은 나치 독일, 그 중에서도 수괴라고 할 수 있는 히틀러를 정면으로 다뤘다. 제 2 차 세계대전 막바지, 패전을 눈 앞에 둔 히틀러가 자살하기까지 마지막 2주를 다룬 이 영화는 당연히 전세계에서 논란이 됐다. 독일인의 시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