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브루스 윌리스 22

펄프픽션(4K)

쿠엔틴 타란티노(Quentin Tarantino) 감독의 영화 '펄프픽션'(Pulp Fiction, 1994년)은 처음 봤을 때 참으로 놀라운 영화였다. 여러 개의 다양한 이야기가 옴니버스처럼 한 영화 안에서 펼쳐지지만 결국 유기적으로 맞물려 하나의 이야기로 귀결된다. 마치 여러 개의 물줄기가 거대한 강에서 만나는 것처럼 어수선한 이야기들이 톱니바퀴처럼 맞아떨어져 도도한 이야기의 흐름을 빚어낸다. 오랫동안 이 작품의 시나리오를 썼다는 타란티노 감독의 재기가 빛나는 탁월한 수작이다. 영화는 갱단 두목 월레스(빙 라메스 Ving Rhames)와 얽힌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면적으로 보여준다. 우리네 일상이 여러 사람과 얽힌 것처럼 영화 속 등장인물들의 삶도 그러하다. 그래서 부하들이 잃어버린 돈가방을 찾아오는 ..

23아이덴티티(블루레이)

'23 아이덴티티'(Split, 2016년)는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유니버스 같은 영화다. 이 작품은 그의 전작 '언브레이커블'에서 연결돼 '글래스'로 이어지는 3부작 중 가운데 작품이다. 샤말란 감독은 처음부터 3부작을 구상한 것은 아니지만 '언브레이커블'을 만들면서 미진한 이야기를 완성하기 위해 3부작으로 풀어가게 됐다. 그 바람에 이 작품은 결말이 명확하지 않고 애매모호하다. 바통을 다음 작품인 '글래스'로 넘겼기 때문이다. 내용은 해리성 다중인격장애를 앓는 주인공 케빈(제임스 맥어보이)이 23개의 인격으로 분열돼 케이시(안야 테일러 조이) 등 3명의 10대 소녀를 납치하며 벌어지는 사건을 다뤘다. 케빈은 어느 날 느닷없이 나타난 24번째 인격인 '비스트'의 지시로 10대 소녀 3명을 납치한다. 소..

플래닛 테러(블루레이)

로버트 로드리게즈(Robert Rodriguez) 감독의 '플래닛 테러'(Planet Terror, 2007년)는 1970년대 동시 상영관의 추억이 듬뿍 배어있는 작품이다. 초반 등장하는 '마셰티'의 가짜 예고편으로 시작해서 낡은 필름 분위기를 나타내기 위해 일부러 집어넣은 소위 '비가 내린다'라고 표현하는 세로 줄무늬, 시시때때로 나타나는 각종 필름 열화현상으로 인한 잡티와 변색, 여기에 '필름 소실' 문구와 함께 영상을 건너뛰는 현상까지 의도적인 눈속임이 가득하다. 과거 동시 상영관에서는 이런 현상이 나타나면 휘파람을 섞은 야유가 난무했지만, 이제는 그것도 소중한 추억이 돼버려 보고 있자니 절로 웃음이 나온다. 내용은 1970, 80년대 난무했던 전형적인 B급 좀비물이다. 군에서 유출된 생화학 무기 ..

데스위시(블루레이)

1974년 마이클 위너(Michael Winner) 감독이 만든 영화 '데스 위시'는 찰스 브론슨(Charles Bronson)을 유명하게 만든 작품이다. 국내에서는 '추방객'이라는 제목으로 개봉한 이 영화는 가정을 파괴한 악당들을 응징하는 한 사내의 외로운 싸움을 다루고 있다. 험상궂은 얼굴에 과묵한 이미지를 갖고 있는 찰스 브론슨은 더없이 외로운 영웅에 잘 어울렸다. 찰스 브론슨은 이 작품뿐 아니라 나중에 제이슨 스타뎀(Jason Statham)이 주연한 리메이크 영화 '메카닉'(The Mechanic)의 원조이기도 하다. 그는 '데스 위시' 시리즈와 '메카닉' 그리고 '빗속의 방문객'(Le Passage De La Pluie) 등 일련의 작품을 통해 속 정이 깊은 묵직한 영웅의 모습을 만들었다. 꽃..

지아이 조 2 (4K 블루레이)

'트랜스포머' '배틀쉽' '지아이 조' 등 미국의 완구업체인 해즈브로가 제작에 참여한 영화들은 캐릭터의 비주얼에 가장 많이 신경을 쓴다. 얼마나 멋있고, 화려하고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가에 따라 완구의 판매량이 달라지기 때문. 그렇다보니 스토리도 캐릭터를 화려하게 돋보이는 쪽에 초점을 맞춘다. 당연히 캐릭터도 원 맨 히어로가 아니라 여럿이 떼지어 나온다. 좋은 편이든 나쁜 편이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액션 피겨나 변신 로봇 등 시리즈 완구가 나올 수 있도록 개성있고 다채롭기만 하면 된다. 존 추 감독의 '지아이 조 2'(G.I. Joe: Retaliation, 2013년)도 마찬가지. 철저하게 해즈브로의 상품 기획과 맞물려 제작된 만큼 다채로운 캐릭터들이 출연해 저마다 개성을 뽐내는 버라이어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