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브리지트 포세 4

라붐2 (블루레이)

'라 붐' 이후 2년 만에 개봉한 '라 붐2'(La Boum 2, 1982년)는 그새 자라서 고교생이 된 소피 마르소가 등장한다. 그리 길지 않은 2년새 소피 마르소는 훌쩍 자라서 성숙한 처녀티가 난다. 그만큼 이야기도 무르익어 풋풋한 10대의 귀여운 로맨스를 다뤘던 전편과 달리 제법 이성을 둘러싼 십대의 심각한 고민이 보인다. 좋아하는 상대와 잠자리에 대한 고민, 연인에 대한 질투와 이를 이용하려는 마음까지 그 또래 청춘들의 다양한 고민이 들어 있다. 전편과 마찬가지로 클로드 피노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변함없이 블라디미르 코스마가 맡았다. 덕분에 전편 못지 않게 이 작품 역시 음악이 아주 좋다. 특히 이 작품의 주제가로 쓰인 쿡 다 북스가 부른 노래 'Your Eyes'도 국내에서 크게 인기를 끌었..

라 붐 (블루레이)

1980년대 중,고등학생들 사이에 유행했던 것 중 하나가 코팅 문화다. 주로 마음에 드는 스타 사진을 문방구나 서점 등에서 빳빳하게 코팅해서 책받침이나 책갈피로 사용했다. 그때 코팅 소재로 최고 인기를 끈 스타 3인방이 바로 소피 마르소, 브룩 쉴즈, 피비 케이츠다. 재미있는 것은 3명의 10대 소녀는 '라 붐' '끝없는 사랑' '파라다이스' 등의 영화로 데뷔해 화제를 모았는데, 당시 국내에는 이들의 데뷔작이 개봉을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인기를 끌었던 것은 당시 영화잡지였던 '스크린'과 '로드쇼' 덕분이다. 여기에 이들의 사진이 실리는 바람에 영화가 개봉되지 않았는데도 이들은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특히 소피 마르소가 주연한 '라 붐'(La Boum, 1980년)의 국내 정식 극장 개..

시네마천국 (블루레이)

어려서 극장은 특별한 일이 있을 때만 가는 곳이었다. 어쩌다 아버지가 초대권을 얻어 오시면 어머니나 할머니 손을 잡고 동네 동시상영관을 찾았다. 그렇게 '로보트 태권V' '태권동자 마루치 아라치' '전자인간 337' '황금날개 1 2 3'를 봤다. 영화를 보고 나면 학교 친구들을 만나 침을 튀기며 이야기를 했고, 그마저도 볼 수 없었던 아이들은 아무말 없이 부러운 눈빛으로 이야기를 들었다. 벌써 그것이 얼추 40년 전 일이 돼가니 빛바랠 때도 됐는데, 영상이나 아이들 표정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러나 그 기억이 비롯됐던 동네 동시 상영관은 더 이상 남아있지 않다. '아벤고 공수군단'의 정윤희를 만나고 나면 잠시 후 '맹룡과강'의 이소룡을 볼 수 있었던 곳이었다. 그 곳에서 '벤허'의 찰튼 헤스톤과 '드라큐..

금지된 장난

학창 시절 기타를 배우면 가장 먼저 도전해 보는 곡이 바로 '로망스'였다. 정작 영화는 보지 못하고 음악만 듣고 줄을 튕겼던 기억이 난다. 그만큼 르네 클레망 감독의 '금지된 장난'(Jeux Interdits, 1952년)은 음악이 먼저 알려진 영화다. 제 2 차 세계대전 때 독일의 프랑스 침공으로 피난을 가던 소녀가 공습으로 부모를 잃고 어느 농촌 마을에 흘러 들어와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뤘다. 고아가 된 소녀는 죽은 강아지를 위해 무덤을 만들면서 농가 소년과 함께 죽은 것들을 기리는 무덤을 만드는 놀이를 한다. 그들은 무덤에 세울 십자가를 여기저기 훔치면서 둘 만의 장난이 마을의 사건으로 확대된다. 르네 클레망 감독은 아이들의 눈을 통해 전쟁의 비정함을 담았다. 인형이나 애완동물과 함께 놀아야 할 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