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브리짓 폰다 2

스캔달

1963년 전세계를 발칵 뒤집어 놓은 세기적인 스캔들 사건이 터졌다. 바로 프로퓨모 사건이다. 영국 보수당의 해롤드 맥밀런 수상이 내각을 이끌던 1961년, 존 프로퓨모 육군장관이 한 여성을 만났다. 당시 사교계 명사였던 척추 전문의 스티븐 워드가 개최한 파티에서 본 여인은 크리스틴 킬러. 워드 박사의 동거녀였던 크리스틴 킬러는 곧 프로퓨모와 5주 가량 밀회를 즐겼다. 문제는 같은 기간 영국주재 구 소련대사관 무관이었던 해군 대령 에프게이 이바노프도 크리스틴 킬러와 가까운 사이였다는 점이다. 당시에는 아무도 모르게 넘어갔으나, 1962년 크리스틴을 사이에 두고 격투를 벌였던 흑인 남성이 총질을 하는 바람에 경찰에 불려가 조사를 받으면서 프로퓨모 장관의 밀회 사건이 세상에 터지게 됐다. 프로퓨모는 1963..

재키 브라운

인기 감독이라고 무조건 모든 영화가 훌륭한 것은 아니다. 더러 기대에 미치지 못하거나 아쉬운 작품이 나올 때도 있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재키 브라운'(Jackie Brown, 1997년)이 그런 영화다. 이 작품이 다른 작품과 비교했을 때 결코 뒤떨어지거나 못만들었다는 뜻이 아니다. 타란티노라는 이름을 들으면 떠오르는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다는 뜻이다. '펄프픽션' '바스터즈' '킬 빌' '데쓰프루프' 등 그의 화려한 필모그래피에 비춰봤을 때 허를 찌르는 역발상의 재기 넘치는 구성과 충격적인 영상에서 다소 밀렸다. 내용은 총기밀매상의 숨겨놓은 돈을 모두를 속이고 가로채려는 흑인 중년 여성의 음모를 다뤘다. 흑인 중년 여성을 강조한 이유는 타란티노 감독의 제작 의도가 여기에 있기 때문이다. 돈 없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