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블루라이트 요코하마 2

걸어도 걸어도(블루레이)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걸어도 걸어도'에 얽힌 추억이 하나 있다. 일본의 배우 겸 가수였던 이시다 아유미가 부른 '블루라이트 요코하마'라는 노래다. 노랫말 발음대로라면 '부루라이또 요꼬하마'다. 일본 노래가 금지된 1980대 초반 이 노래와 콘도 마사히코의 '긴기라기니'가 국내에서도 엄청 인기였다. 일본 노래 자체가 금지된 시절 이 노래들은 서울의 이태원이나 세운상가 등지에서 판매한 '일본 노래 모음'이라는 카세트 테이프에 들어 있었다. 금지곡에 대한 호기심과 친구들을 통해 들어본 멜로디에 반해 이 테이프를 사서 열심히 들었던 기억이 난다. 특히 블루라이트 요코하마는 애잔한 엔카풍 노래였는데 멜로디에 반해서 여러번 듣다보니 뜻도 모르며 가사를 따라 부르게 됐다. 영화 속에서 이 노래가 나와 놀랍..

강남1970 (블루레이)

유하 감독이 각본을 쓰고 연출한 '강남 1970'은 '말죽거리 잔혹사'를 만들며 기획한 거리 3부작 시리즈 가운데 마지막 편에 해당한다. 1970년대 서울의 강남 개발 붐을 타고 이권에 눈이 먼 정치가들과 조직 폭력배들이 불나방처럼 달려 들어 충돌하고 파멸해 가는 과정을 그렸다. '말죽거리 잔혹사'와 '비열한 거리' 등 3부작의 앞 이야기들이 개인에 초점을 맞춘 반면 이 작품은 강남 개발이라는 시대적 배경을 저변에 깔아 놓은 점이 흥미롭다. 하지만 그 과정을 농밀하게 그리지 못하고 두 깡패의 피비린내 나는 충돌만 부각시킨 듯 해서 아쉬움이 남는다. 이 과정은 마치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카지노'를 연상케 한다. 라스베이거스의 개발 과정에 뛰어든 갱단 패거리들이 이용만 당하고 버려지는 과정이 많이 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