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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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맨2(4K)

샘 레이미(Sam Raimi) 감독의 '스파이더맨 2'(Spider-man2, 2004년)는 전편보다 나은 속편이다. 슈퍼 히어로물 특유의 액션과 재미에 인간적인 고뇌와 로맨스가 제대로 결합됐다. 스파이더맨의 가면을 벗은 주인공 피터 파커(토비 맥과이어 Tobey Maguire)는 2편에서 두 가지 삶을 사는 자신의 존재에 대해 끊임없이 회의한다. 애인도 사귀고 싶고 생활을 위해 돈도 벌며 공부도 열심히 하고 싶은 생활인 피터 파커의 삶은 스파이더맨의 가면 뒤에서 철저하게 억눌린다. 사건 사고를 막느라 모처럼 얻은 피자배달 아르바이트는 날아가고 애인 메리 제인(커스틴 던스트 Kirsten Dunst)과 약속은 펑크 난다. 그 바람에 주변 사람들에게 불신만 산다. 이래서야 누가 영웅이 되고 싶을까. 현실에..

시동(블루레이)

최정열 감독의 '시동'(2019년)은 유명한 웹툰을 원작으로 만든 영화다. 2014년 연재가 시작된 조금산의 동명 웹툰은 평점 9.8을 기록한 인기 만화였다. 감독은 원작의 캐릭터를 잘 살려 영화로 만들었다. 내용은 공부에 뜻이 없는 주인공 택일(박정민)이 엄마(염정아)와 다투고 집을 나가 중국집에서 배달을 하며 겪는 일들을 다룬 일종의 성장담이다. 택일은 중국집에서 다양한 사연을 지닌 사람들을 만나며 그들을 통해 조금씩 철이 들며 성장한다. 재미있는 것은 갖가지 사연을 지닌 인간 군상이다. 그중에 압권은 거대한 덩치와 험상궂은 외모에 어울리지 않게 트와이스의 춤을 추는 주방장 거석(마동석)이다. 마동석은 주먹 한 방으로 사람을 날려 보내는 괴력을 발휘하면서도 깐죽거리는 유머와 수수께끼에 쌓인 과거로 흥..

특전 유보트 감독판(블루레이)

** 카카오에서 2012년에 올린 '특전 유보트 감독판'(블루레이) 포스트에 대해 근 10년 지나서 '청소년 유해 정보'라는 이유로 블라인드 처리를 했습니다. 어느 부분이 왜 청소년에게 유해한 정보인지 명확한 설명이나 근거없이 일방적으로 블라인드 처리를 해버리니 황당합니다. 사전에 유해 근거에 대해 설명하고 시정 조치를 하라고 하면 좋을텐데, 일체 사전 설명없이 블라인드 처리를 해버려서 똑같은 포스트를 다시 올려야 하는 비효율적인 일을 하게 되네요. 미루어 짐작컨데 잠수함에서 건강 검진하는 장면을 캡처한 사진에 남자 엉덩이 뒷부분이 나온 것을 문제 삼은게 아닌가 싶은데, 만약 그렇다면 그 부분이 왜 청소년에게 유해한 지 좀 알려주면 좋겠네요. 혹시 또 카카오에서 어이없는 시비를 걸까봐 해당 사진을 티스토..

올모스트 훼이모스(4K)

끊임없이 지글거리며 튀는 판, 그럼에도 이를 구하지 못해 안달하며 세운상가로, 청계천으로 백판을 찾아 헤매던 1970~80년대 추억을 갖고 있다면 카메론 크로우 감독의 '올모스트 훼이모스'(Almost Famous, 2000년)를 보면 감회가 새로울 것이다. 이 영화는 록 밴드의 순회공연을 쫓아다니며 이를 기사화하려는 아마추어 프리랜서 리포터의 이야기다. 실제로 카메론 크로우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를 영화화한 작품. 레드 제플린, 블랙 사바스 등 한때 열광했던 밴드들의 이름이 나오면 옛 친구를 만난 듯 반갑다. 주인공이 그랬듯, 록의 저항과 자유정신을 찾아 음악에 빠졌던 시절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록 밴드의 모습이 무대 위 모습처럼 무조건 멋있는 것만은 아니다. 영화는 광팬을 자처하며 '그루피'로 ..

인디아나 존스: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4K)

영웅이 돌아왔다. 3편인 '인디아나 존스: 최후의 성전'(1989년) 이후 19년 만이다. 흐른 세월만큼 영웅도 늙었다. 여전히 폼나게 중절모를 쓰고 채찍을 휘두르지만 장애물을 뛰어넘고 몸을 굴리는 모습이 예전처럼 날렵하지 않다. 해리슨 포드(Harrison Ford)의 나이가 개봉 당시 65세였으니 무리도 아니다. 이럴 것 같았으면 차라리 아니 돌아왔어도 좋았으리라. 그래서 그랬나, 스티븐 스필버그(Steven Spielberg) 감독은 4편인 '인디아나 존스: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Indiana Jones And The Kingdom Of The Crystal Skull, 2008년) 제작을 그렇게 반대했다고 한다. 결국 해리슨 포드와 각본 작업에 참가한 조지 루카스(George Lucas)의 설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