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의(憑依)란 다른 영혼이 사람의 육신을 지배하는 것을 말한다. 흔히 무속에서 귀신들림이라고 말하는 현상으로, 신 내림을 받았다고 하는 무당들한테서 자주 나타나는 현상이다. 물론 현대 정신의학에서는 다른 영혼의 지배를 인정하지 않고 빙의를 다중인격의 발현으로 보고 있다. 타키타 요지로 감독의 '비밀'(1999년)은 바로 빙의를 소재로 만든 작품이다. '백야행' '나미야잡화점의 기적' '용의자 X의 헌신' 등으로 유명한 일본 소설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원작을 토대로 만든 이 작품은 독특하다. 교통사고로 죽은 아내의 영혼이 하필 고교생인 딸의 몸으로 스며든 것. 졸지에 남편은 아내같은 딸과 부부 생활 아닌 부부 생활을 한다. 대충 짐작이 가듯 이 기묘한 상황은 적당히 애틋하고 어느 정도 에로틱하며 살짝 유머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