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사무라이 12

고스트 오브 쓰시마(PS4)

오랜만에 칭찬할 만한 게임이 나왔다. 콘솔 게임기인 플레이스테이션 4(PS4)용으로 출시된 '고스트 오브 쓰시마'(Ghost of Tsushima)다. 써커펀치에서 만든 이 게임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일본을 배경으로 한다. 1274년 몽고군이 일본 정벌을 위해 대마도, 즉 쓰시마에 상륙하면서 벌어지는 싸움을 다뤘다. 역사적으로 당시 몽고군의 전력이 우세했지만 때마침 불어닥친 태풍 때문에 몽고군 함대는 일본 본토에 상륙하지 못하고 수장됐다. 그때 일을 기려서 일본은 그 태풍을 신의 바람, 즉 신풍(神風)이라는 뜻의 카미카제라고 부른다. 제2차 세계대전 때 미국 함대를 향해 비행기 충돌을 감행한 일본군의 자살특공대인 카미카제 특공대 이름이 여기서 나왔다. 게임은 쓰시마에 상륙한 몽고군에 맞서는 사무라이 진..

메모장 2020.08.16

배가본드 - 사무라이 3 간류도의 결투

이나가키 히로시 감독이 만든 '사무라이' 3부작 가운데 마지막 편이 '간류도의 결투'(1956년)다. 미야모토 무사시가 오랜 수련을 끝내고 시골에서 농사를 지으며 소일을 할 때 당대 최고의 무사라는 사사키 코지로의 도전을 받고 간류도에서 최후의 대결을 펼치는 내용이다. 무사시가 소소한 싸움을 벌이고 두 여인의 애정공세에 괴로워하는 기본적인 설정은 전작들과 크게 다를 바 없다. 다만 전작들보다 무사시의 언행이 진중해져서 수련의 깊이가 달라졌음을 보여준다. 히로시 감독의 사무라이 시리즈는 액션이 화려하지 않다는 점이 특징. 상대방을 노려보며 대치를 하던 중 어느 순간 모든 것이 정지되고 폭발적인 에너지로 검과 검이 충돌하는 결투의 과정은 그 자체로 극도의 긴장감을 유발한다. 특히 막상 싸움보다 직전의 대치 ..

배가본드 이치조지사의 결투 - 속 미야모토 무사시, 사무라이2

국내에 '배가본드 이치조지사의 결투'라는 제목으로 나온 DVD 타이틀은 유명한 이나가키 히로시 감독의 미야모토 무사시를 다룬 3부작 '사무라이' 시리즈 가운데 2편에 해당한다. 원제는 '속 미야모토 무사시 : 이치조지사의 결투'(1955년)이다. 무사시가 길을 떠나게 된 과정을 그려서 다소 늘어지는 전작과 달리 이번 작품은 무사시의 본격적인 활약을 다뤄 볼 만 하다. 내용은 무사시의 생애에 있어서 유명한 이치조지사의 결투를 다루고 있다. 본격적으로 길을 떠나 무사 수련에 들어간 무사시는 교토에서 요시오카 가문과 맞붙어 수십 대 1의 전설을 이룬다. 요시오카 가문은 몇 대에 걸쳐 쇼군에게 검술을 가르쳐 온 칼의 달인들이 모인 명문가이다. 일개 떠돌이 무사였던 무사시는 이들과 맞붙어 가문의 당주인 세이주로와..

배가본드 사무라이 미야모토 무사시

'배가본드 사무라이 미야모토 무사시'(Samurai 1: Miyamoto Musashi, 1954년)라는 긴 제목의 이 영화는 '사무라이'가 원제다. 국내에서 인기있는 만화 '배가본드'를 의식해 국내 DVD 출시사에서 일부러 길게 제목을 붙인 듯 싶다. 제목 그대로 이 작품은 일본의 전설적인 사무라이 미야모토 무사시의 일대기를 다룬 3부작 가운데 첫 번째 작품이다. 세키가하라 전투에 참여한 무사시가 패전 후 쫓기는 신세가 됐다가, 마을 스님의 도움을 받아 무사로 거듭나는 내용이다. 연출은 일본의 검객 영화 대가로 꼽히는 이나가키 히로시 감독이 맡았고, 주인공 무사시 역할은 일본을 대표하는 배우 미후네 토시로가 열연했다. 그만큼 3류 잔바라 영화가 아닌 어느 정도 작품성은 확보한 영화다. 그러나 천둥벌거숭..

사무라이

예전 DVD 제작사들이 보내준 타이틀 가운데 미처 보지 못한 타이틀들을 뒤적이다가 발견한 작품이 지오다노 게데리니 감독의 '사무라이'(Samourais, 2002년)다. 궁금해서 틀어 봤는데, 이런 작품도 팔릴까 싶을 만큼 완벽하게 엉망이었다. 내용도 허술하고 타이틀의 화질과 구성도 형편없다. 이야기는 부활한 악마를 해치우기 위한 현대판 사무라이들의 활약을 다뤘다. 악마와 콘솔 게임, 사무라이들의 칼질, 여기에 프랑스인들이 좋아하는 킥복싱까지 마구 섞어 놓았다. 한마디로 젊은층이 좋아할 만한 요소들은 모두 모아서 흥행을 꾀한 얄팍한 노림수가 훤히 보인다. 그렇다면 이야기라도 짜임새 있게 만들고 액션을 좀 더 공들였더라면 좋았을텐데, 이야기는 엉성하고 콘솔 게임 '철권'을 흉내낸 액션마저도 밋밋하다. 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