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서바이버 3

탈옥 (블루레이)

존 플린 감독이 2005년에 미국 영화전문지와 인터뷰한 내용을 보면 '탈옥'(Lock Up, 1989년)은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영화였다. 제작자인 로렌스 고든은 감옥을 소재로 다룬 대본을 하나 받았는데 내용이 최악이었다. 일단 탈옥이라는 소재가 마음에 들었던 그는 감독과 배우를 섭외한 뒤 급히 각본가를 찾았다. 당시 할리우드에서 가장 뜨는 각본가였던 젭 스튜어트를 고용해 서둘러 시나리오를 썼다. 말하자면 이 영화는 이야기를 먼저 꾸리고 감독과 배우를 찾은게 아니라 반대로 진행됐다. 그렇다 보니 제대로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촬영에 들어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젭 스튜어트는 못된 교도소장의 음모로 탈옥을 하게 되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그럴 듯 하게 구성했다. 실베스터 스탤론은 군대 이상가는 거친 마초들..

록키4 (블루레이)

실베스터 스탤론이 극본을 쓰고 감독, 주연한 영화 '록키4'(Rocky 4, 1985년)는 권투에 반공과 냉전 논리를 끌어들인 황당한 작품이다. 2미터 가까운 무적의 구 소련 선수와 혈투를 벌이는 이야기는 흥미진진하지만 내재된 논리는 황당하고 유치하다. 하지만 이는 스탤론 한 사람만의 잘못이라기 보다는 당시 시대적 분위기가 그랬다. 이 영화가 미국서 개봉한 1985년은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의 신 냉전논리가 최고에 이른 때였다. 1984년 미국 LA에서 열린 제 23회 올림픽은 미국이 보이콧한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에 대한 보복으로 구 소련과 동구권, 북한 등 사회주의 국가들이 무더기로 불참하며 반쪽짜리 대회가 됐다. 이런 상황에서 레이건 행정부는 소위 '스타워즈'로 통하는 전략방위구상(SDI)을 밀어..

록키3 (블루레이)

영화 '록키3'(Rocky3, 1982년)를 처음 본 것은 고교 진학을 위한 연합고사를 끝내고 겨울방학 때였다. 국내에서는 1983년 1월 대한극장에서 개봉했는데, 시험에서 벗어난 해방감에 친구들과 몰려가 봤던 기억이 난다. 실베스터 스탤론이 감독, 각본, 주연까지 한 이 작품은 철저한 오락물이다. 절때 질 것 같지 않던 세계 챔피언 록키가 연전연승하며 방어전을 치르다가 최강의 도전자인 클로버 랭(미스터 T)을 만나 타이틀을 잃고, 피나는 노력 끝에 다시 재기하는 과정을 다뤘다. 영화는 초반부터 극적인 재미를 위해 록키의 KO패를 보여주면서 충격을 준다. 특히 록키를 무너뜨린 강력한 적수인 클로버 랭을 연기한 미스터T가 워낙 강렬한 인상을 지녀서 더더욱 무시무시해 보였다. 영화가 이야기하는 것은 초심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