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손현주 2

숨바꼭질

허정 감독의 영화 '숨바꼭질'은 어떠한 단서도 갖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도 보는 게 좋다. 작은 힌트나 이야기 조차도 이 영화에서는 커다란 공명을 할 수 있고, 경우에 따라 재미를 반감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이 영화는 실제 이야기를 토대로 만든 픽션이다. SBS의 '궁금한 이야기 Y'에서 방영된 '도둑 암호의 미스터리'편에서 감독이 힌트를 얻어 남의 집에 몰래 숨어사는 사람이라는 기발한 내용의 시나리오를 썼다. 물론 이 같은 소재가 영화에서 처음 시도된 것은 아니다. 김기덕 감독의 '빈 집'에서는 한 술 더 떠서 아예 주인의 등 뒤에서 밥까지 먹는 대담한 행동을 한다. 그만큼 소재 자체가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로 구성해 끝까지 보게 만든다. 영화는 스릴러의 공포물의 형식을 적당히..

영화 2013.09.08

더 게임

일본 만화 니타 다츠오의 ‘체인지’를 토대로 만든 ‘더 게임’(2008년)은 사람의 뇌와 육신을 바꿔서 새로운 삶을 사는 황당하고 기발한 이야기다. '아홉살 인생'의 윤인호 감독이 만든 영화는 거부 강노식(변희봉)과 거리의 무명화가 민희도(신하균)가 한 번의 내기를 통해 삶을 송두리째 바꾼다는 설정은 원작 만화와 동일하지만 결말은 다르다. 어차피 ‘페이스오프’처럼 가상의 상황을 설정해 진행하는 영화인 만큼 의학적으로 가능한 이야기인지 골치 아프게 따질 필요는 없다. 영화가 이야기하려는 것은 과학이 아니라 ‘욕심부리지 마라’는 잠언같은 메시지이기 때문이다. 한 순간 욕심에 눈이 멀어 얻은 대가는 젊은이가 졸지에 죽음을 눈 앞에 둔 노인의 몸으로 바뀌는 인생 차압과 마찬가지의 무서운 결과를 초래한다. 리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