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쇼스타코비치 2

끝까지 간다 (블루레이)

김성훈 감독의 '끝까지 간다'(2013년)는 신나는 액션게임 같은 영화다. 이 영화는 아무때나 시작해도 간단한 조작만으로 즐길 수 있는 액션게임처럼 이야기의 전후맥락을 거두절미하고 쫓고 쫓기는 추격전에 집중했다. 내용은 어느날 우연히 교통사고를 낸 뒤 시체를 감춘 형사가 자신의 치부를 알고 있는 정체불명의 존재에게 협박 당하며 벌어지는 사건을 다뤘다. 일이 꼬여도 너무 꼬인 주인공의 상황이 긴장감 넘치는 순간들을 만들어 내며 이를 통해 보는 사람의 아드레날린이 솟게 만든다. 그렇다보니 영화는 시종일관 이선균이 맡고 있는 형사 위주로 흘러간다. 주변 동료 형사들은 거의 곁가지 수준이며, 주인공을 압박하는 악당 조차도 캐릭터 설명이 불충분하다. 이처럼 지나치게 주인공에만 집중하면 영화가 속도감있게 흘러 갈 ..

환타지아 2000 SE (블루레이)

초현실주의 화가로 유명한 스페인의 거장 살바도르 달리는 제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전쟁을 피해 미국 캘리포니아로 옮겨 갔다. 그곳에서 그는 월트 디즈니를 만났다. 거장은 거장을 알아보는 법, 두 사람은 스타일이 너무 달랐지만 친구가 됐다. 그리고 디즈니는 작품을 함께 해보자고 제안을 했다. 1940년에 클래식과 애니메이션을 결합한 '환타지아'를 만든 디즈니는 그 후속작을 달리와 하고 싶었다. 달리는 좋은 제안이라고 생각했고, 멕시코의 포크송 '데스티노'를 메인 테마로 골랐다. 가족들을 위해 곱고 예쁜 그림만 그린 디즈니와 프로이드의 영향으로 악몽을 캔버스에 옮겨 기괴한 그림을 그린 달리는 그렇게 1946년에 '데스티노'라는 작품을 만들었다. 그러나 이 작품은 세상의 빛을 보지 못했다. 전후 재정 압박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