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훈 감독의 '끝까지 간다'(2013년)는 신나는 액션게임 같은 영화다. 이 영화는 아무때나 시작해도 간단한 조작만으로 즐길 수 있는 액션게임처럼 이야기의 전후맥락을 거두절미하고 쫓고 쫓기는 추격전에 집중했다. 내용은 어느날 우연히 교통사고를 낸 뒤 시체를 감춘 형사가 자신의 치부를 알고 있는 정체불명의 존재에게 협박 당하며 벌어지는 사건을 다뤘다. 일이 꼬여도 너무 꼬인 주인공의 상황이 긴장감 넘치는 순간들을 만들어 내며 이를 통해 보는 사람의 아드레날린이 솟게 만든다. 그렇다보니 영화는 시종일관 이선균이 맡고 있는 형사 위주로 흘러간다. 주변 동료 형사들은 거의 곁가지 수준이며, 주인공을 압박하는 악당 조차도 캐릭터 설명이 불충분하다. 이처럼 지나치게 주인공에만 집중하면 영화가 속도감있게 흘러 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