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숀 레비 2

리얼스틸 (블루레이)

로봇이 나온다고 해서 트랜스포머나 기동전사 건담 시리즈를 생각하면 오산이다. 숀 레비 감독의 '리얼스틸'(Real Steel, 2011년)은 로봇을 매개로 한 따뜻한 가족영화다. 고아처럼 혼자 살아 자신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아버지와 어머니가 죽고 세상에 홀로 남겨진 아들이 가족의 정을 회복하는 내용이다. 여기에 매개체로 등장하는 것이 바로 격투용 로봇이다. 가까운 근 미래, 사람들은 과격한 스포츠를 위해 격투용 로봇을 만든다. 팔다리가 부러지고 잘려나가거나 머리가 뽑혀도 심적인 고통을 덜 받기 위해서다. 로봇을 통해 과격한 액션은 액션대로 살리고 따뜻한 가족애도 부각시키겠다는 1석2조의 발상이다. 그런데 제대로 맞아 떨어졌다. 거칠게 충돌하는 무쇠 덩어리들의 이면에서 서서히 관계를 회복해 가는 아버지와 ..

박물관이 살아있다 2

벤 스틸러의 '박물관이 살아있다2'(Night at the Museum2, 2009년)는 할리우드 특유의 허황된 농담을 질질 늘린 그렇고 그런 코미디물이다. 전작처럼 신비의 힘을 지닌 황금판의 영향으로 박물관의 박제와 밀랍인형들이 살아나며 벌어지는 소동을 다뤘다. 전편처럼 숀 레비가 감독한 이 작품은 무대를 스미소니언 박물관으로 옮겨 나폴레옹, 알 카포네, 폭군 이반, 링컨 대통령 등 역사속 인물들을 대거 동원해 규모를 키운 점이 특징. 전작의 주인공 벤 스틸러를 비롯해 테어도어 루즈벨트 대통령을 연기한 로빈 윌리엄스, 오웬 윌슨, 에어미 아담스 등 낯익은 얼굴들이 다수 등장한다. 하지만 소문난 잔치 먹을 게 없다는 속담처럼, 이 영화는 규모가 크고 유명 배우들이 나온다고 볼 만한 작품이 될 수 없다는 ..